전북공연 계단을 허겁지겁 뛰어내려왔는데발목을 삐끗하지 않았다오늘은 이런 것이 신기하다불행이 어디 쉬운 줄 아니버스는 제시간에 도착했지만또 늦은 건 나다하필 그때 크래커와 비스킷의 차이를 검색하느라두 번의 여름을 흘려보냈다사실은 비 오는 날만 골라 방류했다다 들킬 거면서 정거장의 마음 같은 건 왜 궁금한지지척과 기척은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을지장작을 태우면 장작이 탄다는 사실이 신기해서오래 불을 바라보던 저녁이 있다그 불이 장작만 태웠더라면 좋았을걸바람이 불을 돕지 않았더라면 좋았을걸솥이 끓고솥이 끓고세상 모든 펄펄의 리듬 앞에서나는 자꾸 버스를 놓치는 사람이 된다신비로워, 딱따구리의 부리쌀을 세는 단위가 하필 ‘톨’인 이유잔물결이라는 말솥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는 모른다다만 신기를 신비로 바꿔 말하는 연습을 하며 솥을 지킨다떠나지 않는 사람이 된다는 것내겐 그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