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레플리카 식물탐사대 송년 산행, 사당역에서 관음사 지나 관악산 오르는 길. 날씨가 칼칼하게 추웠다. 629m 정상에 올라 멀리 여의도 쪽을 바라봤다. 오늘은 탄핵소추안이 결판나는 날. 사람들의 근심을 연결하며 바람은 불고, 세상 부조리를 씻는 듯 한강은 흐르고 있었다.과천향교 쪽으로 내려와 추어탕으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과천에 오면 두 분의 옛어른이 생각난다. 추사 김정희와 동학의 최제우. 개벽의 기치를 내세웠으나 혹세무민의 난적으로 몰린 최제우는 경주에서 체포되어 서울로 압송된다. 거의 초주검의 상태로 과천에 이르러 대기하다가 남태령을 넘으려는데, 갑자기 철종이 죽어 국장 기간이라 다시 경상감영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이듬해 대구의 관덕정에서 처형당한다. 기록에 따르면 최제우가 과천을 떠난 날은 1863년 12월26일경이다. 겨우 몸이나 가렸을 홑옷의 허술한 행색에 날씨마저 그 얼마나 혹독했으랴.남태령은 한양과 삼남(충청, 전라, 경상)을 연결하는 관문이다. 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3시간이 안 된 153분 만에 끝났다. 12월3일 오후 10시28분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대통령의 육성이 나왔고, 4일 오전 1시1분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되었다. 놀라울 정도로 황당한 계엄 선포였고,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었다. 모든 게 놀라운 이 사태의 경위와 대기업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20여일이 지난 지금 사태의 배경이 어느 정도 밝혀지고 있다. “사태의 배경으로는 ‘과대망상에 의한 친위 쿠데타’로 여론이 모아지고 있다. 나는 자유민주주의 수호자다, 내가 하는 일은 모두 옳다, 선거에 진 것은 부정선거 때문이다, 지지율이 낮은 것은 가짜뉴스, 여론조작, 허위 선동 때문이다. (중략) 그를 이런 망상의 세계로 이끈 것은 도대체 뭘까. (중략)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극우 유튜브다.”(이종규) 한마디로 사회적, 정치적 인지 능력이 무너진 권력자의 전횡이다. 그동안 수많은 지인과 정치인과 언론의 진언...
북한군이 투입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전황이 우크라이나에 급격히 불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쿠르스크 지역은 훗날 러시아와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유리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데, 러시아는 빠른 종전을 공언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이 지역을 탈환하고자 공세를 강화해왔다. 쿠르스크 탈환전이 치열해질수록 북한군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블룸버그 통신은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에서 점령한 영토의 절반을 잃었으며, 몇 달 안에 나머지 영토마저 잃을 수 있다고 미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은 러시아가 내달부터 더 본격적인 공세를 펼 가능성이 크며 내년 봄이 되면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에서 퇴각하거나 포위당하는 것 중 하나를 택해야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쿠르스크 탈환전의 결과는 ‘시점’이 중요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 기습적으로 공격해 일부 점령한 러시아 본토 내 쿠르스크 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