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망머니 충격이 충격을 덮는, 각종 ‘초유’ 사태의 폭풍 속을 지나면서, 국민들이 가장 자주 마주하는 감정은 참을 수 없는 부끄러움이 아닐까 싶다.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지만, 집단적 수치심을 안긴 충격적인 장면 몇 가지만 추린다.“84만5280분 귀한 시간들 오로지 국민만 생각한 당신” “새로운 대한민국 위해서 하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대통령이 태어나신 뜻깊은 오늘을 우리 모두가 축하해”. 2023년 12월18일 대통령실 강당에서 ‘대통령경호처 창설 60주년 기념행사’를 빙자해 열린 윤석열 대통령(이하 호칭 생략)의 생일잔치에 울려퍼진 축하곡이다. 북한에서나 있을 법한 ‘윤비어천가’에 희희낙락했을 윤석열의 낯두꺼움에 국민들은 부끄럽다. “김용현 국방장관이 국회해산권이 존재했던 예전 군사정권 때의 계엄 예문을 그대로 필사했다. 나는 (이러한) 문구 잘못을 부주의로 간과해 바로잡지 못했다.” 윤석열 변호인단은 지난 14일 김 전 장관이 계엄 포고령을 잘못 베껴 위헌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