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중계 쓰러진 한마리 개 옆에 주저앉아 떨며 죽음의 과속을 멈추려는 사람오염물 뒤집어쓴 흙과 죽어가는 벌레와 풀, 잘린 나무의 신음을 듣는 사람저는 그를 아버지라 부르겠습니다먹고 먹히는 계산법을 넘어 자연의 경이에 무릎을 꿇는 사람자비와 분노가 한통속인 사람서로 밥이 되어주기를 바라 마지않는 사람저는 그를 형제이자 스승으로 받들겠습니다절망조차 사치임을 아는 사람탄식 속에서도 벌거벗은 인간의 영혼에 호소하는 것이결코 헛되지 않음을 믿는 사람아흔아홉의 낙담 속에서도 한줄의 희망을 꿰는 사람죽어가는 나무에게 물을 주는 사람저는 그를 친구이자 동지라 믿겠습니다폭력과 탐욕으로 얼룩진 인류 역사의 나쁜 책들을 태우고절멸을 향해 가는 마지막 페이지를 고쳐 쓰는 당신이 촛불입니다스스로를 태워 자기를 갱신하는 대지처럼폭염과 산불과 가뭄, 광폭한 바람과 비,물과 불조차 치우친 압도적인 비대칭 속에서 세계가 피 흘릴 때대지에...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전곡을 연주하고 녹음한 첫 작곡가는 바흐, 베토벤이 아닌 라벨(1875~1937)이다. 조성진은 “라벨에 대해 공부하면서 그가 얼마나 천재였는지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했다.올해는 라벨 탄생 150주년이다. 조성진은 지난 17일 발매된 독주 전곡집과 다음달 발매할 피아노 협주곡집(안드리스 넬손스가 지휘하는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라벨을 기념한다. 피아니스트 손열음,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 등이 이끄는 고잉홈 프로젝트는 올해 라벨의 관현악 전곡을 연주하고, 서울시립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 등 한국의 대표적인 오케스트라도 라벨의 곡을 프로그램에 넣었다.독일 베를린에 거주하는 조성진은 20일 한국 기자들과 화상으로 만나 라벨에 빠진 순간을 돌아봤다.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쇼팽, 리스트를 연주하던 초등학교 5학년 조성진은 라벨의 ‘거울’ 중 ‘어릿광대의 아침 노래’를 처음 접한 순간 “완전히 다른 세계라고 느꼈다”....
국내 제조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체감 경기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추가 하락하며 4년여 만에 가장 나쁜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23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전국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2025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전 분기(85) 대비 24포인트, 전년 동기(83) 대비 22포인트 하락한 61로 집계됐다. 이는 BSI가 55로 역대 최저였던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BSI가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직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며 100 이하면 그 반대다.이번 조사는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2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먼저 비상계엄 사태 전 실시된 1차 조사(지난해 11월19일∼12월2일)는 2281개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올해 1분기 BSI 전망치는 72로 집계됐다. 이후 2차 조사(올해 1월6일∼1월15일)는 지역·업종 등을 비례 할당해 추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