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성추행변호사 한국어교원 신미숙씨(53)에게는 변변한 명함이 없었다. 중학교와 대학교에서 외국인·이주민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친 지 5년째지만, 고용이 늘 불안했기에 명함은 언감생심이었다. 한국어교원들은 매년 새로 맺는 ‘쪼개기 계약’으로 일한다.그런 신씨에게 지난달 20일 첫 명함이 생겼다. 최근 출범한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한국어교원지부가 창립 기념으로 조합원들에게 명함을 선물한 것이다. 대다수 한국어교원들이 처음으로 자기 이름이 박힌 명함을 받았다.신씨는 20대에 잠깐 직장생활을 했지만 결혼한 뒤 전업주부로 살다가, 2019년 한국어교원 시험을 보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남편을 따라 해외에 잠시 나갔을 때 이주민을 위한 무료 영어수업을 들은 게 계기가 됐다.“다른 나라에 적응해서 살려면 그 나라의 언어가 돼야 한다는 걸 알았죠. 한국에도 외국인 학생이나 이주민들이 많은데, 그들도 내가 미국에서 겪었던 이방인 같은 느낌을 겪을 것 같아서 도움을 ...
여의도를 메운 각양각색 사람들과 광장을 채운 K팝에 맞춰 들썩이며 시민으로서 하나도 외롭지 않았다“탄핵!” 외치며 다음을 꿈꾸게 됐다“여러분, 나라가 망했어요.”12월3일 밤, 타이베이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받은 메시지다. 나는 2주간의 대만 여행을 마치고 다음날 입국을 앞두고 있었다. 짐도 다 싸고, 침대에 기대 여행일지를 쓰고 있는데 갑자기 휴대폰에 몇 개의 알림이 동시에 울렸다. “2024년에 계엄령이래요” “이거 가짜뉴스 아니에요?” “이다야, 한국은 큰일 났다” 읽을 틈도 없이 메시지 알림은 계속 이어졌다. 머리가 띵했다. 아니, 나 돌아가도 되는 거야?혼란스러운 마음으로 공항에 들어섰다. 진짜 나라가 뒤집혔다. 뒤늦게 소식을 따라가느라 마음이 초조했다. 다행히 국민들의 힘으로 계엄은 해제됐지만 안심할 수 없었다. 토요일에 친구들과 탄핵 집회에 나가기로 약속했다.결전의 날이 왔다. 기온은 영상 1도. 안에 내복을 껴입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