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나지막이 들리는 소리가 있을 때 ‘귀를 기울인다’고들 한다. 그런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귀를 기울이는 행위는 어떤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일까.전시에 접근하고 감상하기 어려운 신체를 지닌 이들을 조명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의 몸과, 그들이 느끼는 경험과 감각을 다양한 형태의 작품으로 접할 수 있다.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기획전 ‘기울인 몸들 : 서로의 취약함이 만날 때’는 국내외 작가 15팀의 회화, 조각, 사진, 건축, 퍼포먼스 등 작품 40여점을 공개 중이다. 참여 작가 중에는 장애인도 있다. 리처드 도허티는 수어를 쓰는 건축가이며, 데이비드 기슨은 휠체어와 인공다리를 사용하는 건축가다. 작가 김은설은 소리 내 말 할 수 있지만, 귀에 보청기를 끼고 상대의 입 모양을 보며 대화를 한다.전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1부 ‘기울인 몸들’은 약한 몸이라는 편견에 저항하는 다양한 작품을 소개한다. 판테하 아바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