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평범한 사람이라 생각하는 나의 일상에 작은 균열이 생긴다. “미쳤나봐 지갑 두고 왔어. 나 미친 거 아니야? 깜빡했어.” 자신이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 나도 모르게 ‘미쳤나봐’를 외친다. 특별할 것 없는 하루 속에서 비범한 창작물을 만날 때도 마찬가지다. 미친 맛의 신상 과자, 미칠 듯 웃긴 쇼트폼 덕분이다. 흥미진진한 가십을 들었을 때, 친구에게 진짜 좋은 소식이 생겼을 때, 황당한 정치 기사를 볼 때, 심지어 계엄의 순간조차도. ‘미쳤다’는 말이 가장 먼저 새어 나왔다. 점잔이나 교양을 차릴 새도 없이 바로 튀어나오는 본능의 어휘. ‘미치다’는 일상에 가끔 찾아오지만, 일상과는 조금 먼, 어처구니없음과 위대함을 넘나드는 독특한 상태다.온라인상에서 사람들이 너무 많이 쓰는 바람에 ‘ㅁㅊ’이라는 초성만으로도 의미 전달에 문제없이 유통될 만큼 흔한 말. ‘미치다’를 표현하는 새로운 표기법이 널리 퍼지고 있다. ‘미쳤다P’ ‘미친N’처럼 단어 옆에 인덱스를 붙이는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