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태안 사고, ‘김용균 사고’ 때처럼 방호울 제대로 설치 안해…유족들 ‘사고 현장 청소’ 항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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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121.♡.249.163) | 작성일 | 25-06-04 18:15 | ||
한국서부발전이 운영하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사망한 김충현씨(50)가 일하던 작업 기계에 방호울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같은 발전소에서 김용균씨가 사망했을 때처럼 방호 장치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위험한 부분에 끼이는 것을 물리적으로 차단하지 못한 것이다.
4일 김씨가 일했던 태안화력발전소 9·10호기 종합정비동 1층 건물의 작업 기계를 확인해보니 사고가 일어난 선반 기계에는 방호울(Guard Fence)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았다. 회전부 등 기계의 위험한 부분에는 전체적으로 방호울을 감싸야 하지만 방호울은 회전부의 약 40% 정도만 감싸고 있다. 방호울은 산업 현장에서 작업자가 회전부나 끼임점과 같은 기계의 위험한 부분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안전장치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끼임 위험이 있는 설비에는 반드시 방호울이나 방호 덮개를 설치해야 한다. 방호울을 열거나 제거할 경우 기계가 자동으로 멈추는 연동장치도 있어야 한다. 2018년 김용균씨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사망했을 때도 방호울이나 덮개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문제가 됐다. 이태성 공공운수노조 발전비정규직연대 집행위원장은 “방호울만 회전부 전체를 감싸고 있었어도 김충현씨 옷이 기계에 끼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사망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는데도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 관리·감독 미흡 등 이유로 방호울이 제대로 설치·운영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도 이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다. 충남경찰청 관계자는 “사고 현장을 조사해보니 닫혀 있어야만 하는 기계 회전축 덮개가 열려 있었다”며 “기계 결함인지 또는 과실인지를 조사하기 위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관련 내용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날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을 찾은 김현중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해당 내용에 관한 질문을 받았지만 뚜렷한 답을 하지 않았다. 한편 사고 발생 하루 만에 경찰과 한전KPS 직원들이 사고 현장을 청소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전날 유족들과 ‘태안화력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는 공작 기계와 가공용 재료들이 정돈되고 혈흔 등 사고의 흔적도 치워진 것에 대해 항의했다. 산재가 발생하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현장 보존이 중요하다. 사고 직후 경찰과 고용노동부에서 출동해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 공작물 도안, 작업 일지, 김씨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고 사건 현장에 대한 감식도 마쳤다. 그러나 대책위는 유족들이 살펴보지도 못한 상황에서 하루 만에 현장이 정리된 것에 우려를 표했다. 이 위원장은 “유족들이 산재 현장을 확인하길 원하는데 살펴보지도 못한 현장을 1차 하청업체 한전KPS 직원들에게 청소하도록 한 것”이라며 “청소한 직원들의 트라우마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단계 하청 구조 탓에 서부발전과 한전KPS의 책임을 제대로 묻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이 나오지만 2018년 김용균씨 사망 사고 때와는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김용균씨 사망 이후 산업안전법이 개정됐고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됐다. 정부는 원칙적으로 원청, 하청 모두 두 법에 근거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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