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에 열차가 도착하자 사람들이 부산하게 오르내린다. 역사 건너편 한 건물의 테라스에서는 점심을 먹은 직장인들이 한 손에 커피잔을 들고, 아래쪽 테니스장에서 시합하는 동료들을 내려다본다. 어떤 이는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의 안부를 묻고, 동료와 담뱃불을 나눠 붙인다. 그러다 “더 효과적으로 패려면 보약이라도 지어 먹어야겠어.” 우스갯소리를 주고받는다.같은 시각, 옆 7층짜리 검은색 벽돌 건물의 5층. 사방이 온통 빨갛게 칠해진 방에 한 사람이 있다. 칠성판에 몸이 묶인 채 얼굴에 수건이 덮이고, 고춧가루가 든 물이 코와 입으로 콸콸 쏟아진다. 축 늘어진 그의 옆에서 손가락으로 배를 찔러보던 ‘고문기술자’가 “거, 장 파열은 아니구먼. 더 부어도 돼”라고 말한다. 불은 늘 환하게 켜져 있어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가늠하기 어렵다.1976년 ‘국제해양연구소’라는 위장 간판을 달고 한국의 ‘아우슈비츠’로 작동한 옛 내무부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의 어느 하루를 생...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 국민참여본부 부본부장으로 합류했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인사를 영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민주당 관계자는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전 행정관이 지난 16일 선대위 국민참여본부 부본부장으로 영입됐다”고 밝혔다.김 전 행정관 영입은 국민참여본부장을 맡은 김교흥 의원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김 의원은 통화에서 “영입이라기보단 본인이 (이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찾아온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본인이 돕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김 전 행정관은 이른바 ‘한동훈 공격사주’ 의혹으로 논란이 된 인물이다.서울의소리가 지난해 10월1일 공개한 통화 녹음에 따르면, 김 전 행정관은 같은 해 7월10일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이 때문에 지금 진짜로 죽으려고 하더라”며 “그거 잘 기획해서 서울의소리에서 치면 아주 여사가 좋아하겠...
사법부가 교육부를 폐지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매사추세츠주 연방지법의 명 전 판사는 22일(현지시간) 해고된 교육부 직원들을 복직시키고 교육부 폐지를 위한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의 실행을 금지하는 내용의 ‘예비적 효력 정지 명령’을 내렸다.전 판사는 “이 법정은 교육부가 껍데기가 될 때까지 교육부 직원들이 계속 해고되고, 부내 조직들이 (타 부서 등으로) 넘어가는 것에 눈을 감도록 요구받을 수 없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교육부는 즉각 항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심에서도 교육부 폐지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교육부 폐지를 위한 모든 합법적 조처를 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러자 민주당 인사들과 미국교사연맹(AFT) 등 교육단체는 각각 이 명령을 중지해달라고 요청하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두 사건이 하나로 통합돼 재판이 진행됐다.교육부 폐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