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립구입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3일, 전북 완주군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철거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노동자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5일 민주노총 전북본부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3일 오후 9시15분쯤 완주군 봉동읍 현대차 전주공장 도장공장에서 일어났다. 상부 덕트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하청노동자 A씨가 5.6m 아래 개구부로 떨어져 숨졌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문제가 된 개구부는 원래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철거업체가 임의로 새로 만들었다”며 “안전난간이나 추락 방지망 등 기본적인 안전장치가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발생한 명백한 인재(人災)”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정부의 산업안전 관리 책임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대통령이 ‘예측 가능한 추락사고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과 같다’고 말하고, 노동부 장관이 명함에 ‘떨어지면 죽는다’는 문구를 새긴다 한들 현장의 노동안전 불감증은 여전하다”며 “정부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단호한 태도를 실질적인 조치로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또 현대차가 ‘하청업체 사고’라며 책임을 회피하거나 유족에게 조속한 합의를 종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원청으로서 사고의 진상규명에 적극 협조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고용노동부에도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조치를 촉구했다. “현대자동차(원청)와 선우오토텍(설비 하청), 백산테크(철거 재하청), 대영기술(덕트 철거 재재하청)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다단계 하청 구조 속에서 일부 공정만 작업중지권을 발동할 것이 아니라, 전체 철거작업을 중지하고 전면적인 안전점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명절을 앞두고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산업 현장에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다”며 “노동자의 죽음 위에 쌓인 이윤은 결코 정당하지 않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정부의 실질적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측은 “불의의 사고가 발생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사고 원인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필요한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충북 제천시와 경남의 하동군이 가을걷이가 끝나 텅 빈 논을 이색적인 스포츠 경기장으로 활용해 눈길을 끈다. 이들 지자체는 추수가 끝난 뒤 넓은 논을 운동장 삼아 축구장, 농구, 볼링 등 다양한 스포츠 경기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제천시는 오는 17~18일 ‘제1회 의림지 논두렁 체육대회’를 모산동 의림지뜰 일원에서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제천시 농민단체협의회가 개최하는 이번 대회는 의림지의 유구한 농경문화와 제천의 우수 농특산물을 전국에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읍면동 대항으로 열렸던 시범 경기가 폭발적인 호응을 얻은 것이 계기가 됐다.
이번 대회는 벼 수확을 마친 의림지 뜰에서 펼쳐진다.
제천시는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해 벼 그루터기가 남은 논을 한번 갈아엎고 그 위에 호밀 씨앗을 뿌렸다. 자라난 호밀이 잔디처럼 푹신한 쿠션 역할을 해 참가자들의 부상위험을 줄여준다는 게 제천시의 설명이다. 종목은 축구·손야구·농구·볼링 등 4개 종목이다.
대회의 백미는 ‘논두렁 축구’다. 참가자들은 축구화 대신 고무신을 신고 가로 20m, 세로 30m의 논바닥을 누빈다. 한 팀당 7명의 선수가 참가할 수 있다. 전후반 각각 15분씩 경기를 치르며, 동점일 경우 승부차기로 승자를 가릴 예정이다.
축구 우승팀에게는 상금 100만 원과 의림지쌀 10포대(20kg)가, 준우승팀에게는 상금 50만 원과 쌀 10포대가 수여된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이색 경기도 논두렁에서 펼쳐진다. 투수 없이 주먹으로 배구공을 쳐내는 ‘손야구’와 막걸릿병을 핀 삼아 축구공으로 쓰러뜨리는 ‘논두렁 볼링’, 자유투 실력을 뽐내는 ‘농구’ 등도 준비돼 있다.
행사장에는 푸드트럭을 배치해 어묵, 김밥 등 간단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제천의 명품 쌀과 잡곡 등을 판매하는 부스도 운영한다.
논두렁축구대회의 ‘원조’는 경남 하동군이다. 하동군은 2019년부터 평사리들판에서 ‘논두렁축구대회’를 열고 있다. 첫 대회 개최 이후 코로나19로 잠시 중단됐다가 2023년부터 다시 열리기 시작했다.
올해 대회는 다음 달 22일 열린다. 하동의 논두렁축구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짚으로 엮어 만든 ‘짚풀공’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일반 축구공과 달리 어디로 튈지 예측이 어려워 선수와 관객 모두에게 큰 웃음과 재미를 선사한다. 경기는 초등·여성·남성·혼성 4개 리그로 나뉘어 남녀노소 누구나 선수로 참여할 수 있다.
제천시 관계자는 “지난해 읍면동 대항으로 열었던 대회가 좋은 반응을 얻어 전국 규모로 확대하게 됐다”며 “어르신들에게는 흙을 밟으며 뛰놀던 어린 시절의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이색적인 재미를 선사하는 축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