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개천절인 3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보수 단체 중심으로 반중 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여자들은 “짱깨 나가라!” 등 중국인에 대한 혐오 표현이 담긴 구호를 외쳤다. 인근 상인과 시민들은 “혐오로 갈등이 커질 것 같다”며 우려했다.
이날 서울시청·서울역·광화문 등에선 여러 보수 단체들의 반중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명동·대림동 일대에서 반중 집회를 열어온 보수단체 민초결사대는 오전 11시 흥인지문 앞에서 ‘개천절 기념 태극기 행진’을 진행했다. 오후 2시30분엔 자유대학이 동대문역 인근에서 반중 집회를 열었다. 앞서 자유대학은 반중 집회에서 혐오 표현을 사용해 외국인·상인 등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개천절 대규모 반중 집회가 예고되자 경찰은 “특정 인종이나 국적 등에 대한 혐오성 표현 등 공공의 안녕 질서에 위협이 될 수 있는 행위를 금지한다”며 지난달 26일 집회 제한 통고를 내렸다. 보수단체 측이 이를 취소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자 법원은 지난 2일 “경찰이 48시간 이내에 제한 통고를 하지 않았다”며 이 신청을 받아들였다. 현행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은 집회 금지나 제한 통고의 경우 집회를 신고하고 48시간 내에 하도록 돼 있다. 법원은 다만 “집회·시위에서 언어적·신체적 폭력, 협박 등의 허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건의 쟁점과 상관없이 집회 참가자는 법 규범을 준수해야(한다)”고 짚었다.
하지만 이날 집회에선 혐오 표현이 공연히 사용됐다.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짱깨, 북괴, 빨갱이는 대한민국에서 꺼져라” 등 혐오 표현이 담긴 노래를 불렀다. “차이나 아웃!”이라고 외치거나 “중국 공산 없애면 세계평화 있다”고 중국어로 쓰인 팻말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종로구 일대 상인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진정연씨(65)는 “연휴라 장사해야 하는데 시끄러워서 손님을 못 받고 있다”며 “합리적인 이유로 시위를 하는 거면 괜찮은데 유튜브에서 가짜뉴스를 보고 저러니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김순오씨(59)는 “너무 시끄러워서 장사가 안 된다”며 “유튜브를 많이 보는 사람들 같은데 옳고 그름을 구분해서 이야기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우려를 표했다. 김모씨(71)는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혐오 발언을 하는 건 국격을 떨어뜨리는 일이 아닌가 싶다”며 “미국 조지아주 구금 사태도 있고 중국과 협력 관계를 맺는 게 중요해보이는데 괜히 갈등을 일으키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상을 찌푸린 채 시위 행렬을 보고 있던 이모씨(59)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중국으로 갈 텐데 같은 대우를 받으면 기분이 안 좋지 않겠냐”며 “중국 관광객들이 보면 다시 우리나라에 오기 싫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 장소 인근에는 연휴를 맞아 관광을 오거나 나들이를 나온 외국인과 어린이들이 지나갔다. 한 외국인은 “무슨 일인지 잘 모르지만 위험해보인다”며 시위대를 바라봤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일 “최근 특정 국가·국민을 겨냥한 허무맹랑한 괴담·혐오발언들이 무차별 유포되고, 인종차별적 집회도 계속되고 있다”며 “국익과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는 이 백해무익한 자해행위를 완전히 추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한 중국대사관도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중국 국민이 국경절과 추석을, 한국 국민이 개천절과 추석을 보내는 경사스러운 시기에 집회를 하는 것은 불순한 의도를 가진 것”이라며 “한국에 있거나 한국 방문 예정할 중국 관광객들에게 신변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서울시가 추석을 맞았지만 가족·친지들과 함께 하지 못한 돌봄 취약계층 어르신 3만5000여 명에게 다양한 영양식을 제공했다고 6일 밝혔다.
경로식당과 도시락·밑반찬 배달서비스로는 소화에 도움이 되는 소고기토란탕을 비롯해 돼지갈비찜, 갈비탕, 가자미구이 등이 제공됐다. 영양가 높은 강황밥과 영양찰밥, 혼합잡곡밥과 함께 송편, 약과 등도 제공됐다.
서울밥상 메뉴로는 가자미미역국, 사골국, 소불곡이, 삼치 등 영양가 높은 음식과 알감자조림, 팽이버섯계란볶음 등 별미도 함께 제공됐다.
시는 “추석명절음식과 함께 그동안 (제조)단가가 높거나 조리과정이 복잡해 제공하기 어려웠던 음식 위주로 마련했다”며 “특식 대접과 함께 어르신들의 안부도 함께 살펴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의 건강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저소득 어르신 급식지원은 형편이 어렵거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끼니를 거르는 만 60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다. 경로식당에서 주 6회 무료급식을 제공한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은 주7회 도시락을 직접 배달하고, 자택에서 조리가 가능한 어르신은 주 2회 밑반찬을 배달하고 있다.
서울시가 올해 4월부터 추진 중인 ‘서울밥상’은 무료급식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는 60세 이상 저소득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다. 도시락은 주 5회 7식, 밑반찬은 주2회 2식을 배달한다. 현재 20개 자치구에서 진행 중이며 나머지 5개 자치구에 대해서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밥상은 시와 계약을 맺은 민간 조리업체가 대량으로 도시락과 밑반찬을 만들어 복지관 등에 전달하면, 전달받은 기관이 어르신들의 집으로 음식을 배송하는 체계로 돼 있다.
서울시는 추석 외에도 설, 어버이날, 석가탄신일, 복날, 노인의날, 성탄절 등 연 7회에 걸쳐 특식을 제공한다.
서울시는 어르신들의 안부를 묻는 돌봄서비스도 연휴 기간 내내 끊기지 않도록 이어가고 있다. 연휴 시작 전날인 2일 노인맞춤돌봄 대상자를 중심으로 1차 안부확인을 완료했다. 연휴 직후인 10일에는 전화 또는 방문을 통해 근황을 재차 살필 예정이다. 대상자는 서울에만 4만여 명이다.
시는 또 5~8일까지 노숙인시설 32곳에 게종하던 기존 1일 2식을 3식으로 늘려 제공하고, 응급상황에 대비해 노숙인시설을 24시간 운영한다.
고독사위험군 등 7만5000여 ‘사회적 고립 위험가구’는 우리동네 돌봄단이 2일과 10일 두 차례 안부를 확인하고, 고위험군 추정가구는 3일부터 9일까지 집중적으로 안부를 재차 확인한다.
또 긴 연휴로 인한 장애인돌봄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명절기간에는 활동지원급여를 기존 12시간에서 36시간까지 추가로 지급한다.
윤종장 서울시 복지실장은 “명절이 평소보다 더 외로울수 있는 어르신 등 취약계층에 대한 식사는 물론 따뜻한 안부확인으로 외로움을 달래고 건강이상 없이 안전하게 연휴를 보내도록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