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녹음실 “야당과 대화 다시 시작 예정국힘 전대 참석해 축하할 것”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21일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포함된 8·15 광복절 특별사면 단행 이후 국정 지지율이 하락한 것을 두고 “정치인 사면으로 가장 피해를 본 사람은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 일부가 지지를 철회한 것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참모들은 신발 끈을 다시 매고 출발하자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 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대통령의 사면 단행에 대해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한 것이 아니고, 피할 수 없어 한 일이다. 고뇌 어린 결정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조 전 대표 사면과 관련해 “대통령 임기 중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정무적 판단을 했다”며 “어느 시기가 바람직하냐는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는데, 어차피 사면할 것이라면 취임 초에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우 수석은 “(사면 결정 전) 사면의 여파를 (대통령에게) 보고하면서 ‘정치인 사면을 하면 민생 사면의 빛도 바래고 지지율도 4∼5%포인트 떨어질 텐데 감수하겠느냐’고 물었고, 이 대통령이 휴가 기간에 연락해 ‘피해가 있더라도 해야 할 일은 하자’고 하더라”고 했다. 우 수석은 “(정치인 사면을 건의한) 주무 수석으로서 대통령 지지율을 떨어뜨린 주범이기도 해서 괴로웠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 지지율 하락 원인을 두고 “인사 문제에서 아픈 측면이 있었고 정치인 사면에 대한 국민 일부의 실망과 민주당 소속 의원의 구설 등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 수석은 대통령실과 여당 간 속도 조절 논란이 이어졌던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는 전날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 만찬을 계기로 해소됐다고 전했다. 우 수석은 “정부조직법에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을 명시해 기관 분리라는 근본적 사안을 우선 법제화하고 이후 실무적 문제는 철저히 따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당과의 대화도 다시 시작할 예정”이라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저도 참석해 축하를 드리기로 했고 야당 대표와의 정치 이벤트도 순방 이후 계획이 생기지 않겠나”라고 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결선에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진출한다. 두 후보는 대표적인 윤석열 탄핵을 반대하는 ‘반탄’ 후보다.
국민의힘은 22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제6차 전당대회를 열었다. 본경선에 진출한 김문수·안철수·장동혁·조경태 후보 중 김문수·장동혁 후보 1·2위에 올랐다. 본경선은 책임당원 투표 결과 80%, 국민 여론조사 결과 20%가 반영됐다.
한 후보의 득표율이 과반이 넘지 않으면 최종 결선을 하게 된다. 후보의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오는 23일 마지막 방송토론을 채널A에서 진행한다. 이후 책임당원 모바일·ARS 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진행해 결선투표를 하고 26일 당 대표를 선출한다.
22일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결선에 진출한 김문수·장동혁 후보의 결선 전략은 엇갈렸다.
김 후보는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며 안철수·조경태 후보 등 낙선자들을 포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근 당사 농성의 성과를 강조하며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방법을 체득한 사람이 자기라고 강조했다.
반면 장 후보는 김 후보를 과거, 낡음으로 자신을 미래, 새로움의 이미지로 부각시키면서 김 후보와 달리 내부 총질 세력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후 기자회견에서 “한 번에 (득표율) 50%를 넘었으면 좋았겠지만, 결선에 가서 흥미진진하다”며 “국민의힘의 역동성을 보여줄 수 있고, 컨벤션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파(찬탄파)에 대해 “경험 많은 내가 포용할 수 있다”며 “대화를 많이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낙선한 찬탄파 안철수·조경태 후보에 대해서도 “두 분 모두와 오랫동안 좋은 관계에 있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안·조 후보를 지지했던 표심을 결선에서 끌어안으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김 후보는 전당대회 전에도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씨부터 한동훈 전 대표까지 모두 하나로 품어야 한다는 ‘용광로론’을 설파한 바 있다.
그는 “당사에서 9박10일 농성을 했다”며 자신이 김건희 특검의 당사 압수수색을 저지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난 평생을 투쟁했다.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을 이길 방법을 체득하고 있다”며 “말이 아닌 실천으로 ‘이재명 독재’와 싸워 이길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 (결선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추격자 입장의 장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대선 후보였던 김 후보와 결선을 치르는 것 자체가 당원들이 만든 기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후보에 대비해 “당대표가 정치 인생 마지막이 아니라 정치 인생의 시작인 후보, 국민과 당원이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가질 수 있는 후보”라고 자신의 강점을 설명했다.
장 후보는 김 후보의 당사 농성에 대해 “특검이 당사 압수수색를 집행하지 못한 건 법리적으로 범죄 관련성을 특정할 수 없어서지, 당사를 누가 지키고 있어서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몸으로 싸우는 게 아니라 논리, 전략으로 싸워야 한다”며 “낡은 투쟁 방식을 버리고 새롭게 투쟁해야 한다”고 김 후보와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장 후보는 당의 ‘단일 대오’에 대한 견해가 김 후보와 다르다고도 했다. 그는 “내부 총질 세력까지 다 품자는 막연한 통합이 아니라 한 방향으로 함께 갈 수 있는 사람끼리 해야 한다”며 “결선 투표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더라도 입장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낙선한 찬탄파의 지지를 얻으려 하기보다 김 후보와의 비교 우위를 내세워 반탄파 내의 지지를 더 확보하려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대표 결선 투표는 오는 24~25일 이틀간 진행된다. 23일에는 결선 투표를 앞두고 김·장 후보의 TV 토론회가 진행된다. 최종 투표 결과는 26일에 발표된다.
한국 만화 트리비아서찬휘 지음생각비행 | 420쪽 | 2만원
한국에서 ‘만화의 날’은 11월3일이다. 공교롭게 일본도 날짜가 같은데 ‘만화의 신’으로 추앙받는 데즈카 오사무가 태어난 날이라고 한다. 한국은 만화가들이 국가 권력의 탄압에 맞서 거리로 몰려나온 날을 기념한다는 점에서 배경이 사뭇 다르다. 1997년 정부와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이 ‘청소년 보호를 위한 유해 매체물 규제 등에 관한 법률(청보법)’을 제정하면서 대대적인 만화 단속이 벌어졌다. 만화가 이현세의 <천국의 신화>가 졸지에 음란물로 찍혀 작가가 고초를 겪었다.
만화비평가 서찬휘는 해방기부터 현재까지 80년의 한국 만화 역사를 정리한 책을 ‘만화의 날’에 얽힌 이야기로 시작한다. 책에선 전쟁, 독재, 계엄 등 사회 현실 속에서 한국 만화가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투쟁해 왔는지 정리한다. 사건을 통사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연관성 위주로 엮어내 한국 만화 안팎의 다양한 일화를 술술 읽을 수 있다.
책을 탈고한 시기는 2024년 10월이었다고 한다. 두 달 뒤 윤석열의 불법계엄은 책에서 다룬 과거사의 독재적 맥락을 현재화했다. 윤석열 ‘폭주’의 전조 같던 사건이 2022년 한 고등학생이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금상을 받은 ‘윤석열차’를 둘러싼 촌극이었다. 정부는 행사 주최 기관에 ‘엄중 경고’를 한 데 이어 예산까지 깎았다. “열차가 지나온 곳은 무너지고 있고, 그들에게 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은 허둥대며 쫓겨 다니고 있는데 윤석열은 해맑게 다른 쪽만 쳐다보고” 있는 이 작품은 이후 벌어진 일들의 예고편이었다.
퇴진 집회 현장에 등장한 <슬램덩크> 등장 인물 ‘불꽃남자 정대만’ 깃발은 만화와 함께한 이들의 집단적 기억과 현재가 연결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눈요깃거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호흡하며 생명력을 이어온 만화라는 장르를 새삼 다시 보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