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이 내려가며 무대를 전환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내려가던 막이 멈춘다. 막 아랫단과 무대 바닥의 공간은 불과 50~70cm가량. 무용수들은 막 바로 뒤로 다가와 플라멩코의 사파테아도(zapateado·발구름)를 춘다. “따가닥 따가닥 따가닥닥.” 무용수들의 무릎 위까지는 칠흑 같은 어둠이 뒤덮고 있고, 무릎 아래는 조명을 받아 하얀 다리와 검은색 슈즈가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리듬을 탄다.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서울 역삼동 GS아트센터에서 열린 스페인 국립 플라멩코 발레단(BNE)의 <아파나도르> 공연은 도입부부터 강렬하게 다가왔다.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무대 위는 물론 공연장 전체가 흑과 백으로 뒤덮인다.‘흑백(black & white)은 언제나 옳다.’ 패션계에서 통용되는 이 말은 특히 사진, 영화 등 영상 예술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빛과 어둠, 삶과 죽음 등을 상징하는 흑백은 그만큼 선명한 대조와 대비로 여러 예술의 사랑을 받아 왔다....
국가유산청은 경북 영천시의 ‘영천 청제비’를 국보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2일 예고했다. 1969년 보물로 지정된 지 약 56년 만의 국보 승격이다.영천 청제비는 ‘청못’이라고 불리는 저수지 옆에 세워진 비석이다. 청못은 신라시대에 조성된 이후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데, 비석은 받침돌이나 덮개돌 없이 자연 그대로의 돌에 글자를 새긴 형태다.영천 청제비는 청제건립·수리비와 청제중립비로 구성돼 있다. 청제건립비와 청제수리비는 하나의 돌 앞·뒷면에 각각 글이 새겨져 있다. 위쪽이 얇고 아래쪽이 두꺼우며, 글자 대부분은 판독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양호하다.앞면의 청제건립비에는 신라 법흥왕(재위 514∼540) 23년에 해당하는 536년 2월 8일에 ‘○탁곡’ 지역에 큰 제방을 준공한 사실과 공사 규모, 동원 인원 등이 기록돼 있다.서체를 보면 자유분방한 6세기 신라 서풍에 해당한다고 국가유산청은 전했다.뒷면의 청제수리비에는 원성왕(재위 7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