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단일화 전쟁에 빠졌다. 선거 때면 으레 반복되는 일처럼 보이지만 이번 사태는 다르다. 겉으론 후보 간 전략의 차이처럼 보이나, 실상은 정당 내 권력 구조가 철저히 무너진 결과다. 권력의 설계도를 두고 벌어지는 이 싸움에는 세 명의 상징적 인물이 있다. 김문수, 권성동, 그리고 한덕수. 이 셋의 대립은 오늘날 보수 정치의 모순과 위기를 응축해 보여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당과 선을 긋고 있지만, 실제론 그보다 더 무거운 그림자가 당 전체를 덮고 있다. ‘윤심’이라는 정체불명의 권력이 친윤계 인사들을 매개로 실질적 당 운영을 주도하고 있으며, 당대표 선출부터 공천, 단일화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마치 사라진 황제의 환관들이 권력을 행사하던 시절을 연상케 한다.권성동 의원은 그런 정치 구조의 중심에 있다. 그는 대통령과의 특수 관계를 등에 업고 당의 주요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는 최근 단일화 논의도 윤석열 탄핵에 반대하던 친윤의 관점으로 풀어...
시민단체들이 21대 대선을 앞두고 성별 임금 격차 해소, 부처 전담조직 신설 등 직장에서의 성평등을 보장하기 위한 7대 공약을 제시했다.직장갑질119 젠더폭력특별위원회는 다음달 21대 대선을 앞두고 7대 여성 노동 공약을 선정해 6일 발표했다. 7대 공약에는 헌법 개정을 통한 실질적 성평등 보장, 성별 임금 격차 해소법 제정,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 설치, 고용노동부 차별시정국 설치, 채용 성차별 규제 강화, 여성 채용 할당제 시행, 5대 직장 젠더폭력 근절 종합 대책 마련 등이 포함됐다.성별 임금 격차 해소는 여성 노동계가 꾸준히 요구해온 공약 중 하나다. 한국은 성별 임금 격차가 2023년 기준 29.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크다. 현행 성별 임금 공시제는 여성 노동자 평균 월 급여액을 남성 노동자 평균 월 급여액으로 나눠 계산한 것으로 전체적인 격차 수준만 파악할 수 있다. 직종, 직급, 직무, 근속연수별 차이에 따른 임금 차이를 분석하...
요즘 엄마의 근무시간은 3시간이다. 어린이집에 일자리를 얻었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점심때면 일을 마친다. 일은 가뿐하지만 급여도 적다. 더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다. 몇달을 들여서 찾은 유일한 일자리였다. 대신 엄마는 걷는다. 아가들을 맞이하고 간식을 먹이고 한바탕 놀아주고 난 후, 시골 읍내의 천변을 따라 닦인 산책로를 걷기 시작한다. 백로와 오리들이 줄지어 날아가고 푸른 나뭇잎이 나부끼는 것을 보며 마을 한 바퀴를 천천히 돈다. 볕이 드는 시간에 산책하는 일은 엄마가 평생 처음 누리는 호사다.“너 가지고 있던 그 자전거 어디에다 뒀니?” 날이 풀리자, 엄마가 내 자전거의 행방을 물었다. “자전거 타고 달리면 정말 시원할 것 같은데.” 자전거로 달리는 엄마가 눈앞에 그려진다. “그 자전거 나한테 없어.” 엄마가 묻는다. “왜?” 마침 어버이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자전거 사줄까?” 햇빛을 받은 엄마가 싱긋 웃는다. 엄마를 닮은 토마토색이 어울릴 것 같았다.어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