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앙아시아의 공동 노력으로 약 1400년 전 소그드인의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산하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ICDH)는 중앙아시아 국제학술연구소(IICAS)와 공동 발굴한 ‘무흐산 문서 컬렉션’이 지난 10일 제221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30일 밝혔다.ICDH는 대한민국·유네스코 간 협정에 따라 한국이 2020년 설립한 전 세계 유일 기록유산 관련 국제협력기관이다. 중앙아시아 국제학술연구소는 중앙아시아 국가 간 다학제적 연구와 협력강화를 위해 1995년 우즈베키스탄이 사마르칸트에 설립한 국제연구소이다.무흐산 문서 컬렉션은 서기 7~8세기 스키타이족 또는 사카족을 의미하는 소그드(Sogd)인의 실크로드 활동을 기록한 문자 및 문서 80점이다. 1932년 현재의 타지키스탄 지역인 펜지켄트의 무흐산에서 발견됐다.소그드인의 문서는 둔황, 투루판 등지에서 다수 발견됐는데 8세기 초 중앙아...
근로기준법 제3조는 “이 법에서 정하는 노동조건은 최저기준이므로 노동관계 당사자는 이 기준을 이유로 노동조건을 낮출 수 없다”고 규정한다. 근로기준법은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해놓은 최저기준이자 최소한의 장치지만, 이 법이 적용되지 않는 사람들에겐 이 ‘최저기준’은 의미가 없다.최근 노동시장에 ‘가짜 3.3%’ 노동자가 늘어나고 있다. 실질적으로는 노동자로 일하면서, 계약서 상으로는 3.3%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 개인사업자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사업자가 노동자를 사업소득자로 위장 등록해 4대보험이나 근로기준법상 의무를 피하는 것이다.이러한 비임금 노동자는 2023년 기준 862만명에 달한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비임금 노동자는 2019년 669만명, 2020년 704만명, 2021년 789만명, 2022년 847만명, 2023년 862만명으로 연평균 48만명씩 늘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30년 이후엔 정규직 임금노동자(13...
세 번째 ‘대선의 봄’이 그리 따뜻하지 않다. 말문을 닫은 사람들 사이에서 흥은 실종되고, 정치의 온도는 좀체 오르지 않는다. 6·3 조기대선이 열리기까지 한국 사회는 모진 정치의 계절을 견뎌내야 했다. 역사의 심연 속에 박제했다 믿었던 온갖 어두운 기억들이 하룻밤 새 무진을 점령한 안개처럼 밀려오는 것을 목도하였다. 음험한 독재의 망령과 교활한 이념 내전의 유령들, 광기 어린 폭력의 악령들까지. 악몽의 밤들을 견디며 절감한 것은 “민주주의는 고쳐 쓰는 것”이라는 깨달음이다. 민주주의는 완전하지 않으며 언제든 고장 날 수 있기에 미리 살펴 예비하는 것 또한 지금 민주주의의 몫이다.우리는 ‘국가가 어떠해야 한다’는 데는 몰두했지만, 그 ‘어떤 국가’를 만들기 위해 ‘정치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선 깊이 각성하지 못했다. 분쟁도 마다 않을 만큼 ‘열정’엔 능했으나 ‘이성과 논리’에는 서툴렀다. 그리 보면 한국 사회는 아직 국가 건설의 과정에 있는 듯한 착시마저 든다. 한국 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