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연구 성과를 국제 학술지에 잇따라 발표하며 차세대 배터리 기술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SK온은 한양대 김동원 교수팀과 함께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의 수명을 높인 연구 성과가 에너지·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ACS 에너지 레터스’ 4월호에 실렸다고 6일 밝혔다.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고체로 대체한 차세대 배터리다. 외부 충격에 강하고 화재 위험에서 자유로울 뿐 아니라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배터리 업계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통하지만, 기술적 난도가 높아 양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알려진 상태다.전고체 배터리에는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기존의 흑연 대신 리튬 메탈이 음극재로 들어가는데, 공기 중에 반응하기 쉬운 특성 때문에 리튬 이온의 이동을 방해하는 무기물이 불균일하게 형성돼 충·방전 효율이 떨어지고, 배터리 수...
지의 관객 만들기아즈마 히로키 지음 | 지비원 옮김메멘토 | 260쪽 | 1만9000원<관광객의 철학>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 등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일본 철학자 아즈마 히로키는 2010년 4월 ‘겐론’이라는 이름의 회사를 설립했다. 젊은 논객들이 모여 지적 공간을 구축해보자는 취지였다. <지의 관객 만들기>는 회사 설립 후 여러 차례 위기를 넘기며 지금까지 버텨온 저자가 구술 형식으로 펴낸 ‘경영 분투기’다.저자는 스물일곱 살이던 1998년 자크 데리다 해설서 <존재론적, 우편적>으로 산토리학예상을 받는 등 일찍부터 일본 학계에서 주목받았다. 이후 경력도 화려하다. 2010~2013년에는 명문 와세다대에서 교수로 일했고, 2010~2011년에는 아사히신문 논단 시평을 맡았다. 회사 경영에 대해선 안이했다. 회사 설립 직후 의욕적으로 펴낸 인문잡지가 3만부나 팔렸지만 창업 멤버가 돈을 빼돌리는 사건...
시민 없는 민주주의정병설 지음문학동네 | 264쪽 | 1만7000원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한국 사회의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주의에 대한 근원적 성찰이 요긴해지는 시기다. 서울대 국문과 정병설 교수의 <시민 없는 민주주의>는 시민의 적극적 참여를 보장하는 ‘시민민주주의’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책이다.저자는 국민에게 주권이 있다고 우리 헌법에 규정돼 있지만 실제로 그런지는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한다. 19세기 미국 민주주의를 관찰한 프랑스 사회학자 토크빌은 한 사회의 실질적 주인은 범죄자를 재판하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우리 헌법은 시민의 재판받을 권리에 대해서만 말할 뿐 재판 주체로서의 시민은 없다는 것이다. “헌법에 따르면 대한민국 시민은 공동체의 지배자가 아니라 명백한 피지배자다.” 저자는 “시민을 배제한 독립적 재판이란 결국 전제 왕정의 임금이나 귀족 과두정의 귀족들이 행한 독단적이고 특권적인 재판일 뿐”이라면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