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천마총(6세기초 조성) 하면 어떤 유물이 떠오를까. 1973년 조사된 이 왕릉급 무덤에서 쏟아져 나온 1만1500여점 중에서…. 두말할 것도 없이 해방 후 우리손으로 처음 발굴된 ‘금관’이 먼저 떠오를 것 같다. 그러나 금관보다 더 센 유물이 출현했으니, 그것이 천마가 그려진 말다래(‘천마도’)였다.워낙 강한 ‘원투펀치’ 때문에 다른 유물은 상대적으로 묻혔다.■원투펀치에 밀렸지만…그 중 천마도 말다래와, 그 밑에 차곡차곡 쌓은 말갖춤새까지 걷어내자 살포시 모습을 드러낸 물체가 있었다. ‘자작나무 껍질’(백화수피) 위에 그린 채화판(그림판)이었다. 그림판은 상서로운 새를 그린 ‘서조도’와 말탄 인물을 표현한 ‘기마인물도’로 구성되어 있었다.고구려 벽화에서는 볼 수 있지만 신라에서는 좀체 찾기 어려운 인물도였다. 그러나 이 유물은 박물관 수장고로 직행했고, 40년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상온에 노출되면 부서지기 쉬운 ‘나무 껍질’이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