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돌아가시기 전에 언니가 만날 그랬잖아. 미안하다고. 너 성폭행 당한 거 몰랐다고.” 장대비가 내린 지난 16일, 광주 북구 국립5·19민주묘지에 있는 고 전옥주씨 비석 앞에 샛노란 꽃다발이 놓였다. 김선옥씨(67)가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빗물이 흘러내리는 비석을 주름진 손으로 쓰다듬으며 그는 말을 이었다. “언니, 우리 열매가 다 같이 왔어. 언니가 못다 한 거, 내가 하고 갈 거야. 좋은 곳에 가서 거기서는 아프지 마. 나도 곧 따라갈게. 또 만나 우리.”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과 수사관 등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이 만든 자조모임 ‘열매’ 회원 11명은 이날 처음으로 민주묘지를 다 같이 참배했다.열매 회원인 김선옥씨는 2021년 파킨슨병으로 사망한 고 전옥주씨와 ‘가장 괴로운 시간’을 함께 보냈던 사이다. 전옥주씨는 5·18 당시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하는 가두방송을 하다가 잡혀가 투옥됐다. 간첩임을 인정하라며 거짓 진술을 강요받으며 모진 고문을 당...
서울시 마을버스 운송사업조합이 지난 20년간 유지됐던 ‘대중교통 환승제’ 수익금 정산비율을 시내버스와 동일하게 적용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마을버스조합이 정산비율 재조정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대중교통 환승제가 시행된 이후 처음이다.마을버스는 시내버스, 지하철과 함께 대중교통 환승체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가장 적은 요금을 받는다는 이유로 정산금을 적게 받는 것을 더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서울시가 조합의 요구를 검토하지 않을 경우 오는 마을버스 운행중단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마을버스조합은 “마을버스는 매년 적자를 기록하며 폐업위기에 몰려있다”면서 “승객 1명을 태우면 554원을 손해보는 현 상황을 지속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19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마을버스조합은 최근 서울시에 “대중교통 환승요금 정산비율 재조정을 위한 3자 협의 개최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3자 협의 대상은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