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수 2만7000여명 중 절반 이상이 농사를 짓는 평온한 시골마을인 전남 곡성군 주민들에게 아이들의 병치레는 가장 큰 걱정거리다. 지역 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어 아이가 아플 때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당혹감과 두려움이 먼저 엄습한다. 주민들은 아픈 아이를 안고 차량으로 1시간 이상 거리 떨어져 있는 광주 도심까지 ‘원정 진료’를 다녀야 했다. 이동부터 접수, 대기시간까지 하면 아이 진료를 위해선 평균 3시간 가량 소요됐다.그런 곡성군에 최근 변화가 찾아왔다. 지난 2일 곡성에 소아과 전문의가 진료하는 소아과가 처음 문을 열었다. 곡성이 고향인 전국 각지 2000여명이 십시일반으로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힘을 보탠 결과다.지난 14일 오전 곡성군보건의료원에 있는 ‘매일 만나는 소아과’ 진료실 앞은 10여명의 어린아이와 보호자들로 붐볐다. 부모나 조부모의 품에 안긴 아이들은 마스크를 낀 채 차분히 진료 순서를 기다렸다. 2살배기 아이를 안고 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