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나 행사장에서 한글이 적힌 책자를 펼쳐놓고 있으면 “한국인이에요?”라며 호감 어린 목소리로 말을 거는 사람을 종종 만난다. 한국어를 배우는 중국인들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독학했다고 하는 이들도 실력이 유창해 놀란다.중국은 2017년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대한 비공식 보복 조치로 한국 영화·드라마·대중가요 공연 등을 금지했다. 중국이 주변국과 관계를 개선하기로 외교 정책을 전환하면서 이른바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 가수의 중국 내 공연 소식이 종종 들리는 것도 그러한 기대에 부합한다.하지만 공연이 추진됐다 엎어지는 일이 잦다. 오는 5월 31일 푸저우에서 예정됐던 아이돌 그룹 이펙스의 공연은 ‘한한령 이후 최초의 한국가수 상업공연’으로 주목받자 별다른 설명 없이 취소됐다. 지난해 7월 록밴드 세이수미의 베이징 공연도 취소됐다. 한국 일각에서 분석하는 중국의 자문화 우선주의 때문은 아니다. 중국의 관료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