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촉법소년변호사 장애인 부부를 윽박지르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장애인 자립 지원시설 센터장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5단독 조국인 부장판사는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하고 2년간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고 9일 밝혔다.
울산의 한 발달장애인 자립 지원시설 센터장인 A씨는 2023년 8월 장애인 B씨 부부로부터 센터를 이용하지 않겠다며 ‘바우처카드’를 돌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 카드는 보건복지부가 장애인 등에게 제공하는 시설 이용카드다.
A씨는 센터 이용 해지를 위해 필요한 서류가 보이지 않자 B씨 부부를 3시간가량 센터에서 나가지 못하게 했다. 이어 센터에서 나가게 해달라는 B씨 부부를 향해 “업무방해죄로 고소할 수 있다. 행패 부리면 신고하겠다”고 말했다.
또 영상을 찍지 말라고 요청하는 B씨에게 “나 자신을 찍었다. 시비 걸지 말라”며 고함을 쳤다. B씨의 배우자에겐 B씨를 지칭하며 “어떻게 데리고 사느냐. 불쌍하다”며 모욕적인 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전체적인 언행을 보면 A씨가 B씨 부부를 정서적으로 학대한 점이 인정된다”며 “고의성도 있어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튀르키예가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위해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재차 밝혔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파르슬란 바이락타르 튀르키예 에너지 장관은 2번째 원전 건설 계획과 관련해 미국, 한국 등과 협력할 수 있다며 ‘3국 협력’ 모델을 거론했다.
바이락타르 장관은 현지 CNN과 인터뷰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캐나다, 프랑스와 원자로에 관해 논의했으며, 이들 국가가 미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한국이 추가됐으며, 한국-미국-튀르키예 간 3자 협력 모델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튀르키예는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과 함께 남부 메르신 지역에 아쿠유 원전을 건설하고 있다. 또 북부 시노프 지역을 2번째 원전 후보지로 정하고 건설을 추진해왔으며 중국, 캐나다, 한국 등을 협상 대상국으로 꼽아왔다.
바이락타르 장관은 러시아와도 기술 이전과 노하우 확보 내용 등을 담은 협정을 체결한 만큼 2번째 원전 건설에도 같은 조건이 요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중순 에르도안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원전과 방위산업 등에 대한 협력을 논의한 바 있다. 이후 바이락타르 장관은 7월 말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한국을 원전 협상국으로 꼽았다.
지구는 무엇이 특별하기에 생명을 잉태한 행성이 됐나.
호주 시드니대학교의 과학사 교수이자 생물철학자인 저자는 ‘환경이 생명을 만들었다’는 관점을 뒤집어 “생명이 ‘살 만한’ 지구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38억년 전 탄생한 유기체, 남세균은 광합성을 하며 산소를 내뿜었다. 산소는 수십억년간 쌓여 대기를 형성하고 지질을 변화시켰다. 그사이 세포에 불과했던 생명은 분화를 거듭하다가 다른 존재로 변이했다. 행동과 사고를 할 줄 알게 된 존재는 대대로 유전적·문화적 특성을 전수하며 종(種)을 형성했다.
미생물-식물-새를 거쳐 인간이 속한 영장류까지. 저자는 생명의 나무의 큰 분기들을 짚어가며 이들이 지구에 끼친 영향을 분석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선정한 ‘2024년 최고의 논픽션 50선’에 오른 이 책은 저자의 ‘의식 3부작’ 완결편이다. 그는 전작 <아더 마인즈>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며 만난 문어의 의식을 탐구했고, <후생동물>에서는 동물 전반의 의식을 논했다.
이번에도 호주 샤크베이 등 각지에서 생명체를 관찰한 저자의 경험담이 녹아 있다. 그는 새들의 정교한 둥지 짓기에, 케냐 마사이 마라에서 본 치타 무리의 아름다운 연대에 감탄한다. 타종의 특출남을 말하면서도 인류가 지구의 지배적인 종이 된 이유를 인간의 문화와 언어에서 찾는다.
과학자가 아닌 과학 논문을 탐독한 철학자의 관점이라는 것이 독특하다. 그는 이 땅을 거쳐간 모든 생명체의 합주물인 지구에서, 인간이 비인간동물을 대할 때의 윤리적 태도를 제시한다. 지구의 환경을 전례 없이 빠르게 변화시키게 된 인류에게는 공존을 고민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내가 저 동물로 태어난다면, 태어나기를 택하겠는가?’라는 기준으로 ‘살 만한 삶’이 생명체에게 보장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