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날 메시지는 ‘불법계엄 사과’와 ‘이재명 때리기’로 요약됐다. 김 후보는 대선을 하루 앞둔 2일 “있어서는 안 될 비상계엄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고, “독재”를 수차례 언급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비판했다. 12·3 불법계엄과 이재명 후보 모두에 반감이 있는 일부 중도·보수층 표심을 얻으려는 막판 전략으로 풀이된다.김 후보는 이날 부산 유세 중 발표한 긴급 입장문에서 “저와 국민의힘은 깊이 반성하며 국민의 뜻과 염원을 받들어 오직 국민과 나라를 위한 길에 나서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정 관계 재정립 등 당 혁신안도 재차 내놓았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불법계엄에 대해 처음 사과한 바 있다. 다만 그는 당시 계엄 자체가 아닌, 계엄 이후 악화된 국내외 상황에 사과의 초점을 맞췄다. 이날 두번째 사과 역시 두루뭉술한 데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벼락치기하듯 이뤄졌...
내게 사전은 늘 비장하거나 곤혹스러운 물건이었다. 어릴 적 한글사전은 세종대왕의 분투와 일제강점기 한글학회의 외로운 투쟁을 떠올리게 했다. 사전을 넘길 때마다 손아귀에 절로 힘이 들어가는 비장함이 있었다.중학생 때 처음 받은 영어사전은 이름이 ‘콘사이스(Concise)’였지만 전혀 간략하지 않았다. 두툼한 사전을 잘근잘근 씹어먹듯 외워야 한다고 해서 몇번 입에 넣었지만 단어는 머리에 남지 않고 항문으로 빠져나갔다.그런데 어른이 되어 알게 된 인물 하나가 사전에 대한 나의 감정을 조금 바꾸었다. 그는 새뮤얼 존슨. 18세기 영국의 문인이자, 최초로 본격적인 영어사전을 만든 사람이다. 당시엔 표준화된 영어라는 개념조차 희박한 시대였던지라, 존슨은 혼자서 수십년 동안 수천개의 단어와 그 용례를 모아 책을 냈다. 어두운 골방에서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일을 한 까닭에 그는 ‘무료함’을 정의할 때 “사전을 만드는 일”을 예로 들었다.나는 그 순간 옥스퍼드대학의 답답한 도서관...
6·3 대선일인 3일 아파트 탁구장과 예식장, 고깃집 등 다양한 장소가 투표소로 변신해 눈길을 끌었다.이날 충북 청주시 서원구 성화동 한 아파트 피트니스센터는 성화개신죽림동 제10투표소로 변신해 유권자들을 맞았다. 기표소는 탁구장에 마련됐다. 탁구대는 투표소 한편으로 치워졌고, 바닥에는 파란색 비닐이 깔렸다.이날 성화개신죽림동 제10투표소를 찾은 A씨(36)는 “지난해 서울에서 청주로 이사와 첫 투표를 아파트 피트니스센터에서 하게 됐다”며 “앞으로 모든 국민의 마음이 하나로 모여 정상적인 나라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체육시설이 투표소로 변신한 곳은 이곳뿐만이 아니다. 수원시 권선구 세류2동 제4투표소는 세류동 게이트볼장에 차려졌고,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제2투표소 역시 여기산게이트볼장에 마련됐다. 안산시 단원구의 한 태권도장도 이날 와동제8투표소로 변신해 원생들 대신 유권자들을 맞았다.서울 중구 청구동 제1투표소는 청구초등학교 야구부실내훈련장에 마련됐다. 성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