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들리는 소리를 떠올려보자. 철썩이는 파도와 끼룩이는 갈매기가 먼저 생각난다. 그런데 빗방울이 수면에 떨어지며 내는 미세한 음파를 상상해 본 적 있는가. 이 소리는 단순한 배경음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의 보고다.바다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수중청음기(소리 부이)’로 들을 수 있다. 소리 부이는 넓은 바다에 네트워크 형태로 다수 설치해 10㎐(헤르츠)~20㎑(킬로헤르츠) 주파수를 감지하는 장치다. 작동에 필요한 전력은 태양광이나 파력으로 만들고, 데이터는 5세대통신(5G)이나 위성 통신으로 전송한다.동해와 서해, 남해에 소리 부이를 설치하면 기상 예보와 해양 연구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 이유가 있다. 빗방울이 바다에 떨어질 때 나는 소리는 단순한 ‘툭’이 아니어서다. 빗방울은 수면에 부딪히면서 물속에 공기 방울을 만든다. 공기 방울은 물속에서 ‘삥~’하고 진동한다. 공기 방울 크기는 방출되는 소리의 주파수와 세기를 결정한...
중견 배우 훌리오는 친구이자 감독인 미겔의 신작 ‘작별의 눈빛’을 촬영하던 중 사라진다. 바닷가에 신발만 남기고 그야말로 자취를 감췄다. 혹자는 나이 듦을 받아들이지 못해 생을 끊었을 거라고, 다른 누구는 알코올 의존증이 심해져 취중에 낙상했을 거라고 한다. 배우의 실종으로 인해 제작은 중단되고 영화는 미완으로 남는다. 그로부터 22년이 흘러 사건을 다룬 탐사보도가 방영된 후 제보가 들어온다. 미겔은 제보자가 알려준 대로 수녀원 부속 요양원에 찾아가, 이름과 과거를 잃어버린 채 요양원 잡부로 살아가는 옛 동료를 마주한다. 그는 훌리오의 기억을 찾아주고자 해군 복무 시절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그때 배운 매듭 묶기를 시연한다. 사실상 의절한 딸과 만남도 주선한다. 훌리오는 그중 무엇도, 딸조차 알아보지 못한다. 다만 꼭 한번, 자신이 흥얼거리던 노래를 미겔이 이어 부르며 둘의 노랫소리가 포개지자 무언가 건드려진 듯한 눈빛을 내보인다.기억을 깨울 마지막 방안으로 미겔은...
지난해 12월 불법계엄을 기점으로 위축됐던 소비자심리가 반년 만에 ‘낙관적’으로 돌아섰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가 유예되고 신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보다 8포인트 오른 101.8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101.8) 이후 7개월 만의 최고치로, 100선을 웃돌면서 지난해 12·3 불법계엄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 전월 대비 상승 폭도 2020년 10월(12.3포인트) 이후 4년7개월 만에 가장 컸다.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소비자심리지수는 100보다 크면 소비자의 기대심리가 장기 평균(2003~2024년)과 비교해 낙관적,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수 모두 전월보다 상승했다. 특히 향후경기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