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은 지갑에 5만원권 지폐 두 장을 지니고 다닌다. 아들 이선호의 생애 첫 월급 일부다. 아들은 2017년 수능을 치른 뒤 친구들과 일본으로 졸업 여행 갈 돈을 마련하려 동네 마트에서 아르바이트했다. 아버지는 아들을 강인하게 키우려 했다. 친구들과 놀고먹는 ‘비용’은 아들 스스로 감당하게 했다. 아들은 그렇게 번 돈으로 부모에게 10만원씩을 선물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생애 첫 노동의 대가를 지갑에 넣고는 한 번도 빼지 않았다. 이재훈과 세 차례 유선으로 인터뷰했다. 그 내용으로 정리한 아들의 생애와 아버지의 회한이다.수학 선생님을 꿈꾸던 착한 아이아들은 1998년 4월 1일 부산 동구 수정동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아들이 어렸을 때부터 늘 ‘올바름’을 강조했다. “불쌍한 친구들 보면 짜장면이라도 한 그릇 사 줘라. (넉넉하지 않아도) 그런 돈은 아빠가 얼마든지 줄 수가 있다”고 가르쳤다. 아들은 착하고 바르게 자랐다. 초등학교 4학년 때는 길에서 5000원짜리 지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