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된 피고인 윤석열에 대한 내란죄 재판이 진행 중이다. 반헌법 세력이자 민주주의 퇴행의 책임자들에 대한 단죄 절차다. 그 출발점은 성공적인 내란죄 수사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처음이다. 그 역사를 신생 조직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써내려갔다.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살아 있는 권력을 체포·구속하고, 수사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부했다. 피의자의 변호인은 줄곧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의 수사 결과를 검찰이 송부받아 기소한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내란죄를 공수처의 수사 대상으로 보는 것이 법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내란은 하나의 사건이자 한 몸이기 때문이다. 법률적 평가, 즉 죄명만 다를 뿐이다. 하나의 행위가 두 개의 범죄로 평가되는 관계다. 그래서 직권남용과 내란은 공수처법상 ‘직접 관련성’이 인정돼 수사가 가능하다. 직권남용이라는 소(小)로 시작해 내란이라는 대(大)로 넘어가는 것은 본말이 전도됐다는 비판...
그대, 이 세계를 단박에 표현해보라 한다면? 심호흡하고 한 획부터 그어야 하지 않을까. 짐승의 얼굴을 다 그릴 수 없고, 나무의 뿌리를 다 들출 수 없다. 해와 달은 참으로 착한 거리만큼 저만치 떨어져 있다. 먼저 옆으로 한 일(一)자 하나 그윽하게 긋는 것으로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아무 일 없는 듯 그냥 지나갈 리 없는 사월이다. 봄 향기 속의 따끔함. 훈훈한 봄바람 속에 꽃샘추위가 발톱을 숨기고 있다. 어느 건물 엘리베이터에는 4층이 없고 F층이다. 아라비아숫자 4의 발음이 ‘죽을 사’와 같아서 그걸 피하려는 방법이다. 죽음이 그리도 무서운가 보다.죽음을 빼놓고 삶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죽음이 없는데도 된장국이 맛이 있을까. 저 냉철한 하이데거는 <존재와 시간>에서 인간이란 자신의 ‘있음’에 대해 유일하게 질문하는 존재라고 하면서 시간의 지름길로 가서 본인의 죽음을 미리 목격할 것을 권한다. 죽음이라는 자명한 사실과 사태를 파악해야 자신의 유한성...
반도체 생산 증가 영향으로 지난달 산업 생산이 2개월 연속 증가했으나 소비와 투자는 한 달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내수 부진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특히 건설 실적은 1년 전보다 20% 이상 급감하면서 건설업 부진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5년 3월 및 1분기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9% 증가했다. 지난 2월(1.0%)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세다. 1분기 기준 전산업 생산도 전기 대비 0.2% 늘어 2개 분기 연속 증가했다.반도체(13.3%)가 포함된 광공업 부문 생산이 전월보다 2.9% 늘었다. 의약품과 전자부품 생산도 각각 전월 대비 11.8%, 7.8% 증가했다. 다만 미국의 관세부과 조치의 영향은 아직 제한적으로만 반영돼 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문제는 내수 지표가 일제히 악화했다는 점이다. 서비스업 부문 생산은 전월 대비 0.3% 줄었다. 숙박 및 음식점업(-3.7%)과 부동산업(-1.6%)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