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우리 동네선 ‘자꾸자꾸’를 ‘차꾸차꾸’라 말한다. 자꾸나 차꾸나 뭐 비스무리하다만 차꾸차꾸라 할 때 마음이 더 쓰이고 종종거리게 된다. 쓸데가 많은 말인데, 주로 생각나고 보고 싶을 때 쓰면 살갑고 따수워. “자네가 겁나게 차꾸차꾸 생각나드랑게” “자네가 차꾸차꾸 보고 싶드라고” 하면서 끈적하게 감아대는 소리. “오메 뭔 숭한 소리를 그라고 대놓고 한당가” 함시롱 싫지 않은 표정 관리.
봄처녀 봄총각 계절은 가고 갈바람 불면 중년들이 마음 설레 한다. 지구별에서 같이 사는데 관세 텃세 오만가지 사고를 치고 있는 그 나라 유명한 노래가 문득 생각나. 끈적끈적한 노래, 그런데 차꾸차꾸 생각나는 노래. ‘오텀 인 뉴욕(Autumn in New York)’. 빌리 홀리데이 아줌마가 ‘쥑이게’ 부르는 노래. 조앤 첸 감독의 동명의 멜로 영화도 있지. 여자 주인공 이름이 샬롯이던가.
교사를 하다 그만두고 패션 디자이너 아들이 사는 뉴욕에 정착한 친구가 있다. 사랑스러운 친구인데 그곳에서 새살림을 차리고, 부지런히 요가를 하면서 만날 뉴욕 공원 사진을 친구들 단톡방에 띄운다. 그래 뉴욕이 마치 옆 동네 같아. 망조가 든 그 나라 정치판과 달리 사람 사는 풍경과 재즈가 흐르는 그 거리는 여전하덩만. 오래전 그 진보적이면서 자유로운 도시에서 보냈던 여행을 기억해. 가을에 가보진 못했지만 노래를 틀면 금세 그곳 어디 카페에 앉아 있는 거 같아.
물론 우리 동네 가을도 못지않다. 감이 누렇게 익고, 갓난아이 머리만 한 배가 잘 익었어. 풀숲엔 호박 궁뎅이도 보이고 산새들은 재즈풍으로 노래하면서 가을을 즐긴다. 마당에 앉아 있으면 소호의 어디 재즈바에 앉아 있는 듯해. 내가 차꾸차꾸 이런 말을 꺼내는 이유는 당신도 나도 근사한 생의 주인공이란 소리.
경남도교육청은 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과 함께 교육 현장에서 사용되는 어려운 공공언어를 쉽고 바른 우리말로 바꾸기 위한 ‘어려운 공공언어, 이렇게 바꿔요!’ 공모전을 오는 25일까지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학부모·학생·교직원 간의 소통을 원활히 하고, 교육행정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으며, 경남 도민이면 참여할 수 있다.
참가자는 경남교육청 생산 자료를 포함한 교과서, 가정통신문, 안내문, 누리집, 행사 공지 등 교육 일반에서 사용된 어려운 용어를 찾아 사진으로 제출해야 한다.
또 해당 표현을 고유어 또는 쉬운 우리말로 제안하고 순화어를 활용한 예문도 함께 작성하면 된다.
심사 기준은 정확성(원래 의미를 유지하며 핵심 전달), 용이성(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가), 적용성(현장에 바로 활용 가능한가), 창의성(새롭고 참신한 표현인가) 등이다.
수상자는 11월 4일에 발표된다. 으뜸상 1명에게는 50만 원 상당의 상품권과 제주대 국어문화원장상을, 버상 5명에게는 각 20만 원 상당의 상품권과 제주대 국어문화원장상을, 아차상 5명에게는 각 10만 원의 상당의 상품권과 제주대 국어문화원장상을 수여한다.
표절이나 중복 제출, 타 공모전 수상작을 제출한 경우에는 수상을 취소하고 시상금은 환수된다.
선정된 작품은 경남교육청의 공공언어 자료로 제작·배포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일부 수정된다. 참가를 원하는 도민은 휴대 전화로 정보 무늬(QR 코드)를 찍어 구글 설문지로 제출하면 된다.
경남교육청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국어문화원연합회에서 공모한 올해 ‘국어책임관 활성화 지원 사업’’에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유일하게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