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소설에는 없는 ‘거북이’가 영화 <콘클라베>의 가장 강력한 상징이다. 영국 아카데미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을 차지하고, 미국 아카데미에서 각색상을 수상한 이 영화에서, 로렌스(레이프 파인스)는 거북이를 “영적 독립의 상징”이라 표현했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이 작은 생명체는 단순한 동물이 아니다. 그것은 정치적 격변기에 필요한 용기와 신중함의 상징이다.영화의 음악은 이러한 용기 있는 선택의 순간을 청각적으로 강화한다. <콘클라베>의 음악을 맡은 폴커 베르텔만(예명 하우슈카)은 ‘크리스털 바셰트’라는 특별한 악기를 활용했다. 유리 막대를 젖은 손으로 문질러 연주하는 이 악기의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음색은 종교적 신성함과 정치적 긴장감을 동시에 표현한다. 거북이가 느리게 움직이는 장면에서 울려 퍼지는 저음 현악기의 선율은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의 울림이다.영화 속 대립 구도는 명확하다. 벨리니 추기경은 “교회는 변하지 않...
오겹살은 두꺼운데, 뒷주머니 지갑도 덩달아 두꺼워야 먹을 수 있어. 삼겹살이면 감지덕지. 비건 식구들도 한자리에 낑겨 열무와 버섯만 구워 먹어도 배가 부르지. 요새 누가 유흥업소에 새 메뉴로 떴다며 우기는 그놈의 삼겹살. 낡은 카페에 모여 자글자글 노릇노릇 삼겹살을 구웠어.록밴드 ‘이글스’가 불러 히트한 ‘새드 카페(Sad Cafe)’. 호텔 캘리포니아만큼 인기를 끈 노래를 한 곡 청해 듣기도 하면서 말이지.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창밖은 어두워지네. 길에 찍힌 발자욱을 빗물이 씻어가네. 가로등불 켜지고 지난날이 생각나. 낡은 카페에서 우리들 함께했던 시간을 추억하네… 사랑과 자유를 얘기하며 세상을 바꾸고 싶었지. 고작 낡은 카페의 외로운 군중일 뿐이었지만.”시골에선 카페의 용도가 날씨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날은 주인장이 하루 재끼고 놀고파, 가까운 지인들을 불러다가 막걸리 안주로 부추전이나 파전을 지진다. 처마 밑에서 삼겹살을 굽기도 하고 군불이 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