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강화는 옳았다’는 중국…다음 10년 ‘첨단 반도체 육성’ 준비 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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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121.♡.249.163) | 작성일 | 25-05-31 08:27 | ||
중국 정부가 첨단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중장기 산업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제조업 강국을 목표로 세웠던 10년 중장기 계획 ‘중국제조 2025’의 후속 전략이다. 미국 제조업 부흥을 약속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미래 산업 패권을 완전히 장악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중국제조 2025’ 후속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제조 2025는 중국이 2015년 5월 발표한 첨단 제조업 경쟁력 강화 계획이다. 해외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인 일대일로, 중국의 국익을 강하게 주장하며 상대를 압박하는 전랑외교 등과 맞물려 추진됐다. 중국제조 2025는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등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제조 2025가 집중 육성 대상으로 삼은 13개 핵심 기술 중에서 중국은 5개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올랐으며 나머지 분야에서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중국산 태양광 패널은 세계 시장의 85%,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기차는 70%, 배터리는 60% 이상을 차지하며 세계 1위 자리를 굳혔다. 의약품 원료(30%), 인공지능(20%) 등에서도 입지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세계 고속철도 수주량은 2013년 1만9000㎞에서 지난해 4만8000㎞로 2.5배 늘며 세계 70% 이상을 차지한다. 다만 반도체와 신소재 등 일부 첨단 기술에는 선진국의 벽을 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시절 시작된 반도체 대중국 규제도 기술 자립 속도를 늦췄다. 이에 따라 로봇, 항공기 등의 온전한 국산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은 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 기술에 의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후속 계획에서는 향후 10년 동안 첨단 반도체 산업 육성을 우선한다는 계획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중국 정부는 아울러 국민경제(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일정하게 유지할 계획이다. 중국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28.3%에서 지난해 24.8%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9일 허난성 뤄양의 베어링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제조업을 지속 강화해야 하고, 핵심 기술 분야에서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비공개회의에서 산업전략과 별개로 마련 중인 중장기 경제성장 종합계획인 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에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 목표치를 명시할지를 두고 논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중국 경제의 재균형 전략과 충돌한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2일 CNBC에서 90일간의 관세전쟁 중단 합의에 대해 설명하면서 “우리는 제조업을 더 많이 필요로 하고 그들(중국)은 소비를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경제 구조를 바꾸는 것이 관세전쟁의 궁극적 목표라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40% 미만으로 선진국(50~70%)보다 낮다. 서방 매체와 싱크탱크들은 중국이 경제 역량을 소비가 아닌 ‘중국제조2025’와 같은 국가 주도적 산업 투자계획에 쏟는 것이 과잉생산과 무역불균형의 원인이 됐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견제를 뚫고 기술 자립을 해냈다는 점에서 중국제조 2025의 방향성이 옳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막강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등 대체 시장을 개척하면서도 미국 기업의 공급망 분리가 어렵도록 만들어놓은 것이 트럼프 행정부 2기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판정승한 원인으로 평가받는다. 무엇보다 국방·안보경쟁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제조업은 필수적 요소로 평가된다. 중국제조 2025는 중국의 제조업 역량을 크게 향상시켰지만 역풍도 불렀다. 미국, 유럽연합(EU) 등은 중국이 불공정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반발했고,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이 본격화됐다. EU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대미 무역전쟁에서도 중국과의 공조에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반발 역시 중국의 제조업 굴기 계획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중국은 지난 10년보다 세련된 대외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새 산업전략에 ‘중국제조 2025’와 같은 슬로건을 붙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도 중국 관영매체는 ‘중국제조’ 등의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고품질생산’, ‘신질생산력’ 등의 이름으로 대체하고 있다. 아울러 우군 확보에도 더 공을 들이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류젠차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25~26일 베이징에서 동북아·동남아·중앙아·러시아 등 주변국 정당과 주중대사,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만나 “중국이 주변국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유라시아 대륙 중심이었던 일대일로 사업은 최근 콜롬비아가 가입하는 등 중남미로 확대하고 있다.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일대일로 참여국가의 장기채무 상환이 본격 시작된다며 중국이 부채를 외교전략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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