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동네에서 자란 지적 장애인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마음대로 사용하고 대출까지 받아 빼돌린 30대 남매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울산지법 형사3단독 이재욱 부장판사는 준사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성 A씨와 남성 B씨에게 각각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남매 사이인 이들은 2023년 4월 중증도 지적장애인 C씨에게 “휴대전화를 개통해주면 요금을 잘 내고 소액결제는 하지 않겠다”고 속여 C씨 명의로 휴대전화 1대씩을 개통하도록 했다.그러나 이들은 C씨 명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7개월가량, 각각 150만원이 넘는 요금을 내지 않았다.또 A씨는 C씨 명의 휴대전화로 은행 홈페이지에 접속해 200만원을 대출받은 후 절반가량을 자신의 통장 등으로 빼돌리고, 은행 모바일 앱카드를 발급받았다. 그는 이 앱카드를 이용해 인터넷쇼핑몰에서 두 달 동안 131회에 걸쳐 총 357만원어치를 결제했다.오빠인 B씨는 C씨가 은행에서 대출받은 사실을...
눈을 감고 코끼리를 만졌다. ‘왜 코가 없지?’ 코끼리의 몸을 아무리 더듬어도 내 손끝은 눈을 감기 전 보았던 ‘코 없는 코끼리’의 형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마치 내 모든 감각이 시각 속에 갇히는 기분이었다. 정답을 적었는데도 자꾸만 틀렸다고 하는 이상한 시험문제를 푸는 것 같았다. 처음 느끼는 막막함이었다.엄정순의 ‘코 없는 코끼리’는 ‘본 것’ 대신 ‘보지 못한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작품으로, 시각 예술이면서도 시각 중심의 감각을 전복시킨다. 작가는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코끼리를 이해했던 경험을 조각으로 복원해 시각에만 의존해서는 도달할 수 없는 영역, 시각을 차단해야만 알 수 있는 또 다른 세상에 대해 말한다. 감각의 체계가 다르기에 낯선 상상과 새로운 통찰이 있는 세상, 타인이 되어보지 않고도 그를 있는 그대로 이해할 수 있는 세상, ‘코 없는 코끼리’가 인도하는 그런 세상을.코미디언들이여 저항하라‘토론’이라는 형식에 완전히 질려버리고 말았다. 솔직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