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의 임원 중 주식 재산이 100억원이 넘는 비오너 주주가 3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1000억원이 넘는 ‘주식 갑부’는 4명으로 나타났다.19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시총 규모가 2조원이 넘는 151개 주식 종목 중 오너 일가를 제외한 비오너 출신 임원과 주주의 주식평가액을 분석한 결과, 주식 재산 10억원이 넘는 임원은 201명이었다.이 가운데 주식평가액 규모별로 보면, 10억원대가 99명으로 가장 많았고, 20억원대 29명, 30억원대 17명, 40억원대 8명, 50억∼100억원 18명으로 조사됐다.특히 주식평가액이 100억원이 넘는 비오너 주식 부자는 지난해 9월 조사 당시(27명)보다 3명 늘어난 30명이었다.비오너 주식 부자 1~3위는 크래프톤그룹에서 나왔다. 크래프톤그룹 계열사인 라이징윙스의 김정훈 대표이사는 크래프톤 주식을 84만3275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일 종가 기준 주식평가액은 324...
흰 가운을 두른 박원자씨(59)가 거울 앞에 앉아 머리를 풀었다. “귀밑으로 요 정도만 해주세요.” 가위를 잡고 커트를 준비 중인 이윤아양(18)에게 부탁했다. 환경실무원 박씨는 지난 3월부터 병천고에서 일하고 있다. 커트를 받기 전에는 이규현군(17)에게 어깨 마사지를 받았다. 이군은 반려동물, 박씨의 자녀 이야기, 인생사를 두루 물으며 능숙하게 ‘스몰토크’를 나눴다. 박씨는 “학생들이 저를 불러줘 감동했다”며 살짝 눈물을 보였다.스승의날을 하루 앞둔 14일 충남 천안시 병천고 미용봉사 동아리 학생 16명은 작은 행사를 준비했다. 학교 구성원 누구나 새치 염색, 커트, 핸드마사지를 신청할 수 있었다. 보통 스승의날 행사는 교사와 학생 사이에 진행되지만 병천고는 다르다. 교육공무직인 환경실무원, 교무행정실무사 등 학교 구성원 모두가 미용봉사 동아리의 초대장을 받았다.병천고는 전교생 419명인 공립 특성화고다. 조리·미용과 학생이 반씩 있다. 미용과 학생들이 15...
어느새 1년 하고도 몇달이 흘렀는데 그날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윤석열 정부가 맹렬하게 의대 정원 증원을 추진하고 있었고, 핵심은 그 규모였다. 수백명 수준으로 시작한 추정치는 하루가 다르게 부풀었고, 급기야 발표 당일 오전 한 신문에 ‘2000명 증원’이라는 단독보도가 나왔다. 그 기사를 보고 당시 담당 기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설마 2000명은 아니겠지. 이건 너무 무성의한 숫자잖아. 의사 증원이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마치 무 자르듯 2000명으로 결정한다고? 어떤 고민의 흔적도 보이지 않게?” 하지만 나의 순진한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지난해 2월6일, 정부는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을 정확히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의사 수를 늘려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붕괴를 막겠다는 명분이었다. 나 역시 그 목표와 방향에는 동의했다. 문제는 2000명이라는 단순하고도 명료한 수치, 그리고 이를 밀어붙이는 방식이었다. 정부는 몇몇 연구보고서를 근거로 제시했지만,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