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민수’(君舟民水)는 대통령 자격을 가리키는 말이다. 아무리 권력의지가 있어도 백성이라는 물 위에 올라타야 국정 결정권자 권위를 갖게 된다는 뜻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집기도 한다. 민주화 이후 대통령 8명 중 5명이 곤욕을 치른 우리 현실은 강물을 거슬렀던 배의 최후를 보여준다. 대통령 스스로가 ‘역사적 개인’임을 알아야 권력의 주체가 시민이란 걸 깨닫게 된다.실제로, 대통령이 ‘역사적 개인’이길 기대하는 시도 많았다. 임보는 “정의로운 사람들에게는 양처럼 부드럽고, 불의의 정상배들에겐 범보다 무서운 대통령”(‘우리들의 대통령’)을, 신동엽은 “자전거 꽁무니에 막걸리병을 싣고 시골길 시인의 집을 놀러가는 석양 대통령”(‘산문시1’)을 시로 꿈꾸고 기다렸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9년 6월 스웨덴 스톡홀름 의회 연설에서 낭송한 시가 신동엽의 ‘산문시1’이다. 군부독재 시절 ‘국부’로 추앙받은 대통령의 억압·폭정...
최정(38·SSG)이 지난 13일 인천 NC전에서 기록한 개인 통산 500홈런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명예의전당 보증수표로 통한다. 150년 가까운 긴 역사에서도 불과 28명만 500홈런 고지를 밟았고, 그중 21명이 명예의전당에 이름을 올렸다.500홈런이 높이 평가받는 것은 오랜 기간 꾸준히 최고의 기량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매년 25홈런씩이라면 20년을 꾸준히 쳐야 한다. 커리어 초반 폭발적인 홈런 페이스를 기록하더라도 나이가 들면서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큰 부상이 없어야 하고 철저한 자기관리까지 뒷받침돼야 500홈런에 도전할 수 있다.최정은 프로 2년 차였던 2006년 12홈런을 시작으로 지난해 37홈런까지 1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렸다. 부상으로 100경기를 채 나가지 못한 시즌에도 꼬박꼬박 10홈런 이상을 쳤다.무엇보다 지금 KBO리그에서 이 500홈런은 독보적인 숫자다. 최정 이후 새 500홈런의 주인공이 앞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