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소년재판변호사 정부 업무시스템 마비를 부른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와 관련해 국정자원 직원과 현장 작업자 등 4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불이 난 리튬이온배터리 전원 차단 여부에 대해서는 경찰이 작업 전 배터리 주전원이 차단된 사실을 확인했다.
대전경찰청 국정자원 화재 수사전담팀은 국정자원 5층 전산실 화재와 관련해 모두 4명을 업무상 실화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일 밝혔다. 입건된 피의자는 국정자원 직원 1명과 감리업체 직원 1명, 현장 작업자 2명이다.
경찰은 앞서 이번 화재와 관련해 배터리 이전 공사 수주 업체 관계자와 현장 작업자 등 모두 1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업무상 책임과 과실이 있었다고 판단되는 이들을 우선 입건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이 일차적으로 배터리 이전 작업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정확한 화재 원인이 나오지 않은 만큼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진행한 참고인 조사와 감식 결과 등을 바탕으로 사고와 가장 관련성이 깊다고 판단한 이들을 입건한 것”이라며 “아직 화재 원인은 명확하지 않고 입건된 피의자들의 혐의도 확정된 것이 아니며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해 입건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화재 직후부터 논란이 된 작업 전 전원차단 여부에 대해서는 참고인 진술과 시스템 접속 기록 등을 통해 화재 발생 1시간여 전에 배터리로 연결되는 주전원이 차단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참고인들은 배터리 주전원을 차단했다고 공통적으로 진술했고, 로그기록을 통해서도 화재 당일 오후 7시9분쯤 전원이 차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화재 발생 추정 시간은 지난달 26일 오후 8시15분쯤이다.
경찰이 일차적인 참고인 조사와 현장 감식을 통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확한 화재 원인과 책임 소재 규명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화재 원인 규명에는 현장에서 수거된 배터리팩 등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 결과가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경찰은 발화 추정 지점에 있던 배터리팩 6개를 국과수로 보낸 상태다.
화재 현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도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불이 난 국정자원 5층 전산실 내부에는 모두 21대의 CCTV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초기에 확보한 CCTV 영상에는 정확히 발화 지점이 포착되지는 않았다. 경찰은 CCTV 영상을 계속 추가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국정자원 관계자들 조사와 자료 확보 등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고, 필요에 따라 현장 감식도 계속 진행해야 한다”며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확인할 부분이 많고 국과수 정밀 감정 결과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전 유성구 화암동 국정자원 본원에서는 지난 26일 오후 8시15분쯤 5층 전산실 내 ‘무정전·전원 장치(UPS)’용 리튬이온배터리 이전 작업을 하던 중 화재가 발생해 내부에 있던 배터리팩 384개와 전상장비 740대가 소실됐다. 이 화재로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가 가동 중단돼 현재 순차적인 시스템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가정간편식이 한국의 식탁을 바꾸고 있다. 고물가로 집밥 수요가 늘면서 허기를 채우는 ‘식사 대용’이 아닌 간편하게 즐기는 ‘한 끼’로 자리 잡고 있다. 1인 가구뿐 아니라 가족 단위 소비에서도 간편식이 주요 선택지가 되고 있다.
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24년 가공식품 소비자태도 조사’를 보면, 최근 1년간 간편식 구입 경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구입 경험 비율이 가장 높은 품목은 ‘만두·피자류’(94.8%)로 2023년(87.8%)보다 7%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밥류’(84.0%→89.7%)와 ‘소스·양념류’(77.9%→88.9%), ‘국류’(77.8%→87.5%) 등도 모두 구입 경험 비율이 늘었다.
전년 대비 구입이 증가(5점 척도 중 3점 이상)한 품목은 ‘즉석밥류’(3.05점), ‘즉석국류’(3.02점), ‘만두·피자류’(3.16점)이었다. 나머지는 전년 대비 구입이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식품소비자 2156명을 대상으로 벌였다.
응답자들은 대개 간편식을 ‘일상 식사용’으로 구입했는데, 69.1%가 ‘저녁식사’로 이용한다고 했다.
간편식을 구입하는 이유로는 ‘재료를 사서 조리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서’(20.3%), ‘조리하기 번거롭고 귀찮아서’(19.4%),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어서’(13.9%) 등을 꼽았다. 반면 간편식을 구입하지 않는 이유는 ‘가격이 비싸서’(19.1%), ‘원재료 원산지와 품질이 의심스러워서’(15.6%) ‘신선도·유통기한 등 안전성이 염려돼서’(13.5%) 등이었다.
구입 주기는 품목과 상관없이 ‘주 1회’ 비율이 가장 높았다. 도시락·샌드위치 같은 ‘즉석섭취식품’ 26.5%, 밥류·국류 같은 ‘즉석조리식품’ 23.8%, 샐러드 같은 ‘신선편의식품’ 23.4%, 간편조리세트(밀키트) 13.2% 등이었다.
응답 가구의 월평균 간편식 구입액은 약 10만9000원이었다. 간편식 구입은 가구 월평균 소득이 높을수록 많았다. 가구 월평균 소득이 200만원 미만일 때 6만7000원인 간편식 구입액은 소득 600만원 이상에선 13만1000원이나 됐다. 특히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어서’ 간편식을 먹는다는 답한 가구에선 월평균 14만2000원을 썼다.
간편식 지출이 늘면 외식비나 신선식품비(농축수산물) 지출이 줄어들까. 집에서 식사를 준비한다는 것을 뜻하는 신선식품비는 공통되게 줄었지만, 외식비는 가구 수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였다. 1인 가구에서는 줄었지만 2인 이상 가구에서는 감소하지 않은 것이다.
보고서는 “1인 가구에서는 간편식으로 식사 목적의 외식을 대체하는 것”이라며 “2인 이상 가구에서는 외식이 식사 목적에만 있지 않고 행사나 가족 모임 등에 의한 부분도 커 간편식과 외식이 대체 관계를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간편식은 통상 1인 가구가 ‘혼밥’으로 즐길 것으로 생각하지만, 2인 가구 이상에서도 대부분 향후 1년간 간편식 구입이 비슷하거나 증가할 것으로 봤다. 향후 간편식 구입 증가 비율은 1~2인 가구(20.8%, 16.9%)보다 3~4인 이상 가구(23.0%, 22.9%)에서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다만 가구주 나이가 많을수록 향후 1년간 간편식 구입이 증가할 것으로 보는 비율은 줄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7년 3조4000억원, 2022년 5조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간편식 시장 규모가 약 7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기업들도 간편식에 공을 들이고 있다. SSG닷컴은 프리미엄 식료품 전문관 ‘미식관’을 지난 6월 리뉴얼하고 미쉐린 셰프 김건과 협업한 일본식 가정간편식 등을 선보이고 있다. 컬리도 이연복 등 다양한 셰프들의 간편식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 열린 국제 식품 박람회 ‘아누가 2025’에서도 동원그룹은 한식 가정간편식 전문 브랜드 ‘양반’을 통해 떡볶이와 김, 김치, 즉석밥 등 한식 제품을 선보였다. 제너시스BBQ는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중 이 박람회에 유일하게 참가해 닭가슴살과 안심살로 만든 간편식 3종을 내놨다.
보고서는 “식품 기업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향후 가장 크게 성장할 식품 부문이 간편식이었다”며 “최근 간편식 시장 급성장에 따라 그 특성도 다변화되고 다양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