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골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1924~2024)이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은 것은 2011년 4월, 세계 원로들의 모임 ‘디엘더스’의 대표단장으로서였다. 평양에 이어 서울을 찾은 그는 남북한 중재를 시도했지만 양측 지도자로부터 모두 외면받았다. 카터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당신은 박정희 정권의 인권 문제를 제기했는데, 이번에 북한에 인권 문제를 제기했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북한 정부 정책에 인권과 관련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인권 문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먹을 권리인데, 한국과 미국 정부는 의도적으로 북한에 갈 식량 지원을 억제하고 있다. 이는 군사·정치적으로 볼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명백한 인권 침해라고 본다.”이명박 정권 당시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사건이 있은 뒤라 그의 발언은 한국에서 그다지 환영받지 못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의 접근은 일관됐다. ‘가치외교’의 원조인 카터는 미국 외교정책에서 인권의 가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미국이 많은 지원을 했던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