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편집샵 오래전 스리랑카에서 비단구렁이가 담긴 자루가 동물원에 도착했다. 당시에는 뱀이 국가검역 대상이 아니어서 동물원으로 바로 들어왔다. 비단구렁이 상태를 확인하려고 떨리는 마음으로 자루를 열었다. 그러자 봉인이 풀린 듯 자루 속에 있던 알 수 없는 곤충들이 날아올랐고 몇 마리는 내 목덜미 안으로 들어갔다. 온몸을 뒤적여 잡아보니 납작한 파리였고 눌러도 잘 죽지 않았다. 퇴근 후 집에 가서 옷을 벗으니 두 마리가 붙어 있었다. 다음날 비단구렁이를 자세히 살펴보니 비늘 사이에 깨알 같은 진드기가 많았다. 진드기에게 물린 부위를 치료하느라 여러 날 비단구렁이를 가까이했는데 성질도 온순하고 촉감도 그만하면 괜찮았다. 신진대사가 느린 뱀은 주사도 며칠에 한 번만 맞으면 됐다. 사는 곳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이곳에 불시착한 외계생물 같은 이 친구에게 호기심이 갔다.뱀은 크는 몸에 맞게 탈피를 한다. 동물원에 사는 노랑 아나콘다는 허물을 벗기 전 온몸이 탁한 회색빛으로 변한다. 습한 나라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