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른 살이고,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햄릿’ 역할을 하는 배우이고, 연극을 하지 않을 때는 스타벅스에서 바리스타로 일하죠. 축구팀 단장이면서 인플루언서이고, 다운증후군협회 활동가이기도 합니다. 유엔에서 장애인권리를 발표하도록 초청도 받았습니다.”이 다중의 역할을 수행하는 하이메 크루스는 서울 충정로 모두예술극장에서 23~25일 공연되는 페루 극단 ‘테아트로 라 플라사’의 연극 <햄릿>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1일 모두예술극장에서 만난 크루스는 7년 전 연출가 첼라 데 페라리와의 만남을 이렇게 떠올렸다.“저는 극장 안내원이었어요. 연기를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배우 하이메 크루스라고 자기 소개를 하곤 했죠. 어느날 첼라가 제 소개를 듣더니 저를 더 알고 싶다더군요. 햄릿을 연기해보겠냐고 제안을 받았죠. 그렇게 연출가들과 배우들이 모이고, 연기를 배우게 됐어요. <아나니아스>라는 넷플릭스 영화도 찍었죠.”프로그램북에 소...
6월3일 21대 대선이 지나면 새 정부가 출범한다. ‘12·3 불법계엄’을 막은 시민들의 열망이 반영된 정치적 과정의 결과다. ‘빛의 혁명’이라고 할 만큼 국민들은 낡은 체제를 뒤로하고 새로운 사회로의 전환을 열망하고 있다. 그러나 대선 후보 방송 토론회에서 우리가 해결해야 할 핵심 노동의제는 논의되지 못했다. 특히 380만명의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와 150만명의 초단시간 노동자 문제는 언급조차 없었다. 플랫폼노동과 프리랜서 같은 불안정노동에 대한 사회적 보호 문제도 쟁점이 되지 않았다. 뉴진스 멤버 하니와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모두 개인사업자로 구분돼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지 못함에도 말이다.어느 순간 주변을 둘러보면 일자리 지형이 변화했음을 느낀다. 이사청소, 설치·수리, 인테리어는 물론 번역, 과외, 레슨, 영상편집 등 직업이 모두 프리랜서 계약을 취하고 있다. 계약의 형식만 바뀌었을 뿐인데 개인사업자로 취급받는다. 3.3% 소득세 납부 대상인 개인사업자가 862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과의 정상회담에서 ‘백인 농부 집단 살해’ 의혹을 제기하며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을 궁지로 몰았지만, 라마포사 대통령은 흔들리지 않았다. 예고 없이 의혹 영상을 틀고, 관련 기사를 출력한 종이 뭉치를 흔든 트럼프 대통령의 ‘기습 공격’보다 양국 협력 필요성과 남아공의 발전을 호소한 라마포사 대통령의 의연한 태도가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회담은 훈훈하게 시작됐다. 라마포사 대통령과 동행한 남아공 출신 프로 골퍼에 관한 얘기로 대화가 물꼬를 텄고, 라마포사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 연습을 하라’고 얘기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연습을 많이 했다. (같이 칠) 준비가 됐다”며 좌중을 웃게 했다. 그는 “미국은 경제 규모가 크고, 그에 비하면 우리는 작은 나라”라며 남아공을 낮췄다. 트럼프 대통령도 “당신이 내 번호를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지만, 전화해줘서 영광”이라고 농담했다.‘남아공 아프리카너(17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