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지난 2월부터 ‘그날 그곳에 있었습니다’라는 영상물을 공개하고 있다. 비상계엄이 내려진 지난해 12월3일 국회로 달려간 시민들의 증언을 담은 영상물로, 그날의 마음들이 드러난다. 이재승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국회 출입구에 잠시 틈이 열려 현장에 함께 있던 낯모르는 7~8명과 국회 안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국회 본청까지 걸어가는 도중에 인생 전체가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딸들에게 잘못한 일도 떠오르고, 대학 다닐 때 비겁했던 일도 떠올랐다고 한다. ‘주마등’은 주로 죽음의 위기를 자각한 뇌의 작용에 의해 과거의 일들이 순식간에 재생되는 현상을 형용할 때 쓰인다. 그 심야에 군인들과의 충돌이 뻔히 예상되던 국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죽음을 각오한 행위였다.블록체인 전문가 오현옥 한양대 교수는 함께 가자는 배우자를 만류하고 혼자 지하철을 타고 국회로 향했다. 영화 <서울의 봄>을 보면서 ‘12·12쿠데타 당일 시민들이 달려나와 막았더라면…’ 하고...
박선영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이 지난 24일 국회에서 ‘북한의 5·18 민주화운동 개입설’과 관련해 “논란이 있지만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에 관해 진실화해위 직원들이 “극우 유튜버 수준의 망언”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전국공무원노동조합 진실화해위지부는 25일 ‘5·18의 진실을 모른다는 박선영은 즉각 사퇴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노조는 “박 위원장의 발언은 극우 유튜버 수준의 망언”이라며 “5·18 북한군 개입설은 이미 국가적으로 허위임이 밝혀진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려는 극우 세력은 오랜 기간 북한군 개입설 등 터무니없는 음모론을 확산시켜왔다”며 “2019년 출범한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종합적으로 조사해 북한군 개입설이 허위임을 명확하게 규명했다”고 했다.이들은 박 위원장과 같은 인사를 막기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노조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기본법은 은폐·왜곡된 국가폭력의 진실...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급격하게 재편성되고 있는 세계 질서에 대한 통찰을 담은 신간 <제2차 냉전 시대(Cold War Two)>(더페이지)을 발표했다. 놀라운 점은 이 책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에 쓰였다는 사실이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미디어숲)로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던 미래학자의 생존 전략은 뭘까?지금 전 세계는 제2차 냉전에 돌입했다. 공산주의와 자유주의와의 싸움이 아니다. 군비 경쟁도 없다. 총성이 들리지 않는 보이지 않는 전쟁들. 핵무기, 미사일, 탱크가 필요 없는 제2차 냉전 시대의 전쟁은 AI, 희토류, 반도체, 알고리즘이 무기가 된다. 제이슨 솅커는 “소셜 플랫폼은 여론을 조작하는 정밀 무기가 되었고, 민주주의 국가의 내부 분열을 유도하는 조용한 침공이 진행 중”이라고 제2차 냉전의 시대를 진단한다. 대통령을 비롯해 우파정치인들이 소셜 플랫폼의 선전 선동에 영향을 받는 한국의 상황도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