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골드 주름 잡히고 거칠어진 투박한 엄마의 손에서 세월의 흔적이 잔뜩 묻어났다. 어린 시절 내가 아플 때마다 ‘엄마 손은 약손이다’라며 배를 쓰다듬어 주던 그 손이다. 연례행사처럼 띄엄띄엄 찾는 고향 집 밥상에는 변함없이 엄마의 손맛이 가득했다. 짙은 주름과 거친 손마디에도 엄마의 손맛은 오히려 더 깊고 진하다.엄마는 손이 참 작고 예뻤다. 그런 손을 보며 사람들은 ‘손이 크고 빠르다’며 음식을 맛깔스럽게 준비하는 엄마의 빠른 손놀림에 놀라곤 했다. 예로부터 우리는 손을 통해 다양한 감정과 의미를 표현해 왔다. 음식을 푸짐하고 맛나게 만드는 솜씨를 가리켜 ‘손이 크다’고 말하고, 일을 능숙하고 빠르게 처리하는 사람에게 ‘손이 빠르다’는 칭찬을 건넨다. 손은 단순히 도구가 아니라 능력과 솜씨, 심지어 마음까지 담아내는 특별한 단어다.최근 뛰어난 손재주나 능력을 가진 사람을 ‘금손’이라고 부르고, 반대로 서툰 사람을 ‘똥손’이라고 일컫는 표현이 나와 흥미롭다. 오랜 시간 다양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