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의원 시절 노무현을 모티브로 한 표제작 담은 희곡집심판받아야 할 자들이 심판자 위치에 서려 하고정치적 다양성 멸종된 1980년대 후반오늘이라고 그때와 다른가“심판을 받아야 할 자들이 심판자의 위치에 서 버린다면 우리 모두 죽어 간 이들에게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있겠습니까?”“오늘의 야당은 내일의 여당, 내일의 여당은 모레의 야당입니다. (여당 의원을 가리키며) 이분은 작년에 우리 당에서 저쪽 당으로 가신 분이고, (야당 의원을 가리키며) 이분은 저쪽 당에서 우리 당으로 오신 분이고. 우리도 언젠가 여당이 될 텐데, 두루두루 친해 놓으면 좀 좋아요.”초선의원오세혁 지음걷는사람 | 312쪽 | 1만8000원희곡집 <초선의원>의 표제작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초선의원 시절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그가 부산 동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돼 배지를 단 것이 1988년 5월의 일이니 지금으로부터 37년 전의 일이다. 그런데...
경험의 멸종크리스틴 로젠 지음 | 이영래 옮김어크로스 | 364쪽 | 1만9800원사회가 양극화됐다는 데는 다들 이견이 없다. 그 원인으로 ‘유튜브 알고리즘’을 지목한다. 저자는 원인을 하나 더 꼽는다. “기다릴 줄 아는 문화에서는 힘을 합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가 더 쉽다.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방식은 민주주의와는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다.”정류장이나 음식점 앞에서 줄을 서더라도 스마트폰의 끊임없는 자극 덕에 ‘지루한 기다림’은 없다. 반면 스마트폰 탓에 현대인은 주의력과 인내심을 잃는다. 창의성을 기르기 어렵고, 숙고하기보다 반응하면서 민주적 절차와도 멀어진다.저자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직접 경험을 잃어가는 문제를 짚는다. 사람들은 서로 대면하며 상대의 말투와 어조 등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신뢰감을 쌓지만, 기술이 발달하면서 대면 접촉이 줄고 신뢰는 줄어든다. 폭력적인 게임을 하면 폭력적인 행동이 늘어난다는 통념은 맞지 않지만...
성장이라는 착각안호기 지음들녘 | 320쪽 | 1만9800원“올해 성장률 전망 ‘0%’대까지 추락”(경향신문)“KDI, 올 성장률 0.8% 전망…석 달 만에 ‘반토막’”(한겨레)지난 15일자 각 신문 1면에 실린 기사의 제목들이다. 신문 1면에 실렸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뉴스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기사를 다룬 언론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큰일 났다”는 어조로 내용을 전한다. 정말 큰일인가.아마도 우리 모두 질주하고 있는 자전거 안장 위에 올라 타 있는 상황이라는 공통된 인식이 깔려 있는 것 같다. 이미 빠르게 달리고 있는데도 페달을 더 밟아야 한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울린다. 사회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속도에 속도를 더 붙여서 달려 나간다. 0.8% 성장도 그전 해보다 더 성장한 것인데, 예년보다 페달을 밟는 힘이 떨어져 큰일이라며 온 세상이 걱정하고 채근한다. <성장이라는 착각&...